[이데일리 김소연 김범준 기자] “인공지능(AI) 기술과 고숙련 시니어의 경험이 결합할 때 대한민국 미래의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뒤집힌 인구 피라미드…축의 전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제16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제조현장의 고령화로 인해 인력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AI, 로봇 등 노동력을 대체할 기술들이 나오지만 고령화 속도가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속도보다 빠른 상황이다.
 |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뒤집힌 인구 피라미드…축의 전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 제16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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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7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대졸자 비중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 인력이 노동력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고학력의 시니어 인구가 늘어나는 셈이다.
고학력 시니어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다룰 수 있고 디지털에 친숙하다. 이 이사장은 이들을 ‘액티브 파워 시니어’라고 명명했다. 액티브 파워 시니어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며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세대다. 이들은 은퇴 전에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활발하게 기여하고 건강과 자기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고학력 시니어 인력은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어 이들이 꾸준히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고숙련 전문가들의 기술을 전달하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액티브 파워 시니어의 노련한 경험과 기술을 전수할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인구의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고숙련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면 인구절벽이라는 과도기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 된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진단이다.
이 이사장은 “기술과 경험이 만날 때 새로운 경쟁력이 시작된다”며 각국의 AI 기술과 고숙련 시니어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 지멘스에서는 스마트팩토리에서 시니어기술자가 AI 알고리즘 피드백을 제공하고 오류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설비 고장 예측률이 20%나 높아졌고 AI 정확도는 향상했다.
일본 도쿄 종합병원에서는 은퇴한 내과의사가 AI 진단 결과를 검토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경력이 많은 변호사가 AI가 작성한 계약서 초안을 검토하고 오류나 문제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이사장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하느냐’라는 문제와 직결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액티브 파워 시니어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험을 쌓아온 우수한 고령 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