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했다던 '백남기 상황속보' 존재…경찰, 위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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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당시 상황속보 문건 입수
"백남기, 물대포 맞아 뇌출혈 증세" 명시
野, 이철성 청장 등 위증 혐의 고발 예정
  • 등록 2016-10-18 오후 10:40:54

    수정 2016-10-18 오후 10:40:54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고(故) 백남기 농민이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질 당시 경찰이 작성한 상황보고서가 폐기되지 않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당시 상황속보를 열람한 뒤 폐기해 없다고 주장한 만큼 허위증언 논란이 거세게 불거질 전망이다.

18일 민중의소리는 지난해 11월 14일 경찰이 작성한 ‘민중총궐기 대회’ 관련 상황속보들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인 상황속보 18보는 “19시 10분 SK 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이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를 요청해 호송조치했다”며 백씨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어 이날 오후 10시 기준인 상황속보 22보는 “서울대병원 부상자(백남기)와 관련해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를 부착해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며 “딸과 사위 등 가족 2명이 도착해 대기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이 병원에 도착해 대기 중”이라고 적었다. 오후 11시 20분 기준의 상황속보 25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19시 10분경 서린R에서 물(대)포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 중”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경찰의 상황속보는 대규모 집회 및 사건 현장에서 정보 경찰들이 시간대별로 상황을 파악해 유관 부서와 상급자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건이다. 당시 상황속보를 보면 경찰은 백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뇌출혈 부상을 당했다고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건당일 상황속보 제출을 요구하자 ‘열람 후 파기’가 원칙이라며 문건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판부에 제출했던 일부 상황속보를 국회에 냈는데 여기에는 백씨가 쓰러진 시간대의 내용은 없었다. 이철성 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보통 상황속보는 읽고 바로 폐기한다”며 백씨에 대한 상황속보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당장 이 청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안행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이 청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농민 백남기(69)씨의 유족이 지난 13일 오후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범이 장례식장에 오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경찰의 빈소 방문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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