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조원 우크라 무기 지원 패키지 또 보낸다

바이든 퇴임 2개월 앞두고 PDA 권한 활용
의회에 240억달러 예산 추가 승인 요청도
WSJ "우크라 무기 예산 퇴임 전까지 쓰기 어려워"
  • 등록 2024-11-28 오후 5:54:46

    수정 2024-11-28 오후 9:00:36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월 2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7억 2500만달러(1조 126억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고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지뢰, 드론, 스팅어미사일, 고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하이마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마스에서 발사 가능한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에 쓰이는 집속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대한 의회 통보는 이르면 내달 2일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내용은 그 사이 변경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이용, 우크라이나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PDA는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도 미국이 보유 중인 여분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인도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PDA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규모가 1억 2500만~2억 5000만달러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지원 규모는 이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를 통한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폴리티코는 두 명의 소식통과 입수한 문서를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5일 의회에 총 240억달러의 추가 지원 승인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중 80억달러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장기계약에 사용되고 나머지 160억달러는 미국 무기 비축량을 보충하는 데 사용된다.

로이터는 “바이든 행정부가 사용한 PDA 규모는 40억~50억달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1월 20일 취임 전 사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지원금을 쓰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PDA로 65억달러(약 9조 700억원) 이상을 남겨두고 있으며 퇴임 전까지 이를 다 집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남은 자금을 제때 쓰려면 1억 1000만 달러(약 1535억원) 상당의 무기를 매일 선적해야 하는데 현재 재고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의회 관계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고,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 바로 보낼 수 있는 것 중에서 바닥까지 긁어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자국군 전투 역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매달 무기를 보낼 수 있는 수준의 한계에 달했으며, 무기 인도에 있어 물류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 집행되지 않은 자금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로 넘어가게 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수석 연구원은 “남아있는 자금은 차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및 장비 발송을 중단하거나 보류할 상당한 영향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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