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티 놈 장관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최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HL-GA) 무더기 구금 사태를 두고 쓴 ‘추방’(deportation)이라는 표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추방은 자진 출국과 달리 미국 재입국 제한 등이 따른다.
놈 장관 발언은 실제 이행 여부를 떠나 이민 이슈에 대한 미국사회의 시각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미국 공장을 짓는 것은 환영하지만, 그 나라 근로자들이 넘어와서 일하는 것은 꺼린다는 것이다. E4 한국인 특별취업비자 법안이 장기간 방치된 것은 이같은 미국 내 정서가 크게 작용했다. 이는 곧 한국 기업들이 법적으로 명확한 비자를 충분하게 공급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 ‘고무줄 잣대’가 이어지면 언제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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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법무 임원 출신인 문성후 법무법인 원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는 “(미국 내 한국인 전문인력 취업을 위한) 현재 제도상 법적 근거는 미약하다”며 “국내 대기업들에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비자 리스크를 방치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공장 건설이 너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급히 날아간 조현 외교부 장관이 비자 문제를 최대한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한다는 게 산업계의 요청이다. 특히 그동안 단기 출장 때 줄곧 소지했던 B1 비자가 이번에 문제가 된 만큼 이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태규 팀장은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 공장 가동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배터리는 소위 ‘사람 손을 많이 타는’ 산업이어서 숙련 인력들이 초기 공장 세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후 외국변호사는 “민관이 공동 보이스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대한상의, 한경협, 무역협회, 코트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함께 E4 입법 지지 패키지를 양당 의원실과 주정부에 동시에 제시하면서 호주, 싱가포르, 칠레 등을 근거로 ‘동맹 균형’ 프레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준비가 더 철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법무법인 지평 글로벌 리스크 대응 센터장 정철 변호사는 “미국 출장을 보내는 기업들은 ‘우리가 이런 절차가 있고 최대한 요건에 부합하도록 진행했다’는 것을 소명하고 현지에서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럴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은 외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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