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거산성'서 신라 최초 석축성벽 양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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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이후 세워진 신라 국방유적
집단별로 각 구간 분업해 축조
  • 등록 2025-11-13 오후 12:55:37

    수정 2025-11-13 오후 12:55:3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대구 북구청과 함께 실시 중인 사적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에서 신라산성 최초의 석축성벽 양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대상구역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대구 팔거산성’은 함지산(287m) 정상부에 위치한 테뫼식(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은 형태) 산성으로 2023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신라가 고구려·백제와 각축전을 벌이던 5세기 이후 서라벌 서쪽 최전방인 팔거리현(달구벌)에 수도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축조한 석축산성이자 신라의 국방유적이다.

이번 3차 발굴조사에서는 2차 발굴에서 확인된 서문지와 곡성1의 서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구간(면적 2151㎡)의 체성부(성벽의 몸체)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체성(성곽 부속시설을 제외한 성벽의 몸체), 곡성, 박석(납작한 돌을 이용해 땅바닥에 윗면이 평평하게 설치한 시설) 등 다수의 석축산성 관련 시설을 확인했다.

체성은 최소 2차례에 걸쳐 축조됐으며 신라시대에 축조한 성벽 상부에 고려시대에 개축된 성벽이 중복돼 있으나 개축된 성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다. 초축 체성의 외벽 하부는 편축식(성벽의 한쪽 면만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상부는 협축식(성벽의 안팎 양쪽 면을 쌓아올리고 그 사이를 흙이나 돌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 쌓은 것이 확인됐다. 하부는 비교적 잘 남아있는 반면에 상부는 아래쪽 1~3단의 석축만 남아있다.

체성의 내벽은 비교적 잘 남아있으며 외벽 상단보다 약 1m 높은 지점에 형성돼 있다. 이처럼 외벽 상부와 내벽을 비슷한 높이에서 서로 등지고 있는 형태로 쌓아올려 협축식 성벽을 완성한 것은 신라 석축성벽의 초기형식이다. 외벽의 하부 성벽은 길이 약 46m, 최고 높이 6.3m, 경사도 약 40°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어 있다. 내벽은 길이 약 55m, 최고 높이 2.4m 규모로 남아있으며, 외벽 하부와 비슷한 경사도인 약 50°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돼 있다.

외벽의 평면은 ‘一’자형이지만 내·외벽을 합한 전체적인 평면은 ‘凸’자형이다. 내벽 중앙부에서 측정한 내·외벽 사이의 전체 두께가 약 14m에 이르는 반면, 양쪽 끝에서는 그 절반인 약 7m로 축소되어 곡성 쪽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내벽 일부를 2배 정도 두껍게 축조한 것은 함지산 곡부에 위치한 성벽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 팔거산성 초축 체성 내벽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체성 외벽 하부와 내벽, 곡성2 등 초축 성벽에서는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구획선이 체성 외벽에서만 14개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성곽 축조에 동원된 집단별로 각 구간을 분업 축조하되 이웃 집단과의 경계 부분은 협업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체성에 사용된 자색이암과 응회암은 함지산 곳곳에서 쉽게 채석이 가능한데, 다른 석재가 혼입되지 않고 동일한 색상의 자색이암만으로 축조한 구간이 선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구획선 내에서는 하나의 집단이 채석, 운반, 축조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일종의 책임시공 방식을 채택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유산청은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13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개최한다.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재단법인 화랑문화유산연구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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