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서민들…규제의 그늘 돌아봐야[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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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대출은 늘고 불법사채 확산…풍선효과 현실화
단속 강화만으론 한계…정책서민금융 보완 시급
  • 등록 2026-02-24 오후 2:31:45

    수정 2026-02-24 오후 7:36:01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가계부채 관리는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총량 규제와 대출 문턱 강화는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대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밀려나는 이들의 고통이다. 가계부채 관리가 숫자로는 ‘건전성 관리’겠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거절’로 체감되는 이유다.

5일 서울 명동 골목에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불법사금융 신고 건수가 1만건에 육박했다. 채권추심 피해 신고도 4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대부업 신규대출은 3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규제로 1·2금융권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가 대부업으로 이동하고, 그 아래 계층은 결국 불법사채에 손을 내미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정 최고금리 20%의 울타리 밖에서는 연 수백 퍼센트의 고금리가 기다린다.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가장 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불법사금융 증가는 규제 탓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경기 둔화와 소득 정체, 자영업 부진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신고 체계 개선과 단속 강화로 대응에 나섰다.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도입과 즉각 수사 전환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단속은 사후 처방에 가깝다. 저신용자의 자금 수요는 규제로 사라지지 않는다. 제도권 안에서 흡수되지 못한 수요는 더 높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음지로 이동한다. 대부업체조차 수익성 한계로 차주를 선별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제도권 금융과 불법 시장 사이의 경계선에 서게 된다.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정책은 필요하다. 다만 ‘총량’이라는 거시 지표에 가려 개별 차주의 현실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책은 의도치 않은 균열을 낳을 수 있다. 정책서민금융 확대, 중저신용자 대상 보증 강화,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접근성 개선 등 보완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 건전성 관리와 금융 접근성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안정이라는 명분이 또 다른 금융 취약층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규제의 속도와 강도를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불법사금융 통계의 증가는 단순한 범죄 지표가 아니라, 제도권 금융의 빈틈을 비추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옥죄기가 아니라, 더 정교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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