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가계 빚…·GDP 대비 100%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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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726조1000억원, 증가율도 7.9%로 3년래 최대
코로나19 생계자금 수요 증가에 주식·코인 '빚투'까지
GDP대비 가계부채 102.8%…선진국 75.3%보다도 높아
"올해 증가율 5~6%로..중간단계 거쳐 2022년까지 4%대로"
  • 등록 2021-04-29 오후 9:03:32

    수정 2021-04-29 오후 9:43:58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복병이라 인식하고 있다”(은성수 금융위원장)

지난해 가계부채는 1726조원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증가율도 8%로 치솟으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해 70%대인 선진국 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29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보면 지난해 치솟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금융당국이 자영업자·서민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을 주문한 가운데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호조로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유행하며 가계빚 증가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는 1726조1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7.9% 늘었다. 이제까지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6년 11.6%까지 치솟은 후 2017년 8.1%, 2018년 5.9%, 2019년 4.1%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계부채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문제로 생계자금 수요가 급증했다. 정부 역시 비상사태인 만큼, 금융권에 적극적인 대출과 상환 연기 등을 주문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0.50%(2020년 5월28일)로 내려가며 전무후무한 저금리가 시작되며 대출을 받아 투자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코스피가 작년 3월 19일 1457.64에서 1년간 97.10% 급등하자 주식투자로 기웃대는 일명 ‘동학개미’가 급증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유행도 한 몫했다. 결국 빚투의 핵심인 신용대출은 가파르게 늘어났다.

5대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을 보면 2020년 1월 109조7000억원이었지만 12월 말 133조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가계부채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섞여있고 분할상환 비중이 절반(54.2%) 수준이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금융시스템 전체의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소비심리 침체나 부동산 시장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한국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2019년 4분기 말 95.2%에서 지난해 4분기 말 102.8%로 7.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74.7%에서 78.8%로 4.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뿐만아니라 전세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63.7%(2020년 2분기 기준)로 선진국이 75.3%, 신흥국이 45.2%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 증가한 부채는 금리인상 등에 따라 이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 전체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가계부채증가율을 우선 코로나19 전인 연 4%대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번에 조이면 생계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2022년까지 2년간의 시간을 두고 대응하기로 했다. 올해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5~6% 내외로 둔 후, 2022년까지 코로나 이전수준인 4%대로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정부는 1억원 이상 고액신용대출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 조이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바로 한번에 가계부채 증가율을 4%로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중간 단계를 한 번 거치자는 생각”이라면서 “차주별 DSR 등을 적용하면 규제가 타이트해지는 만큼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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