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원,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승인

정치적 동맹 마르코스 가문과 갈등 격화 여파
상원 탄핵 찬성시 필리핀 최초 탄핵된 부통령
  • 등록 2025-02-05 오후 6:57:05

    수정 2025-02-05 오후 6:57:05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필리핀 하원이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전 필리핀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 (사진=AFP)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레지날드 벨라스코 하원 사무총장은 이날 하원 전체회의에서 215명의 의원들이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벨라스코 하원 사무총장은 “215명의 의원이 두테르테 대통령 탄핵 청원서에 서명했다”며 “하원이 부통령을 탄핵하기에 충분한 숫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필리핀에서 대통령이나 부통령을 탄핵하려면 하원에서 3분의 1 이상이 동의한 뒤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두테르테 부통령이 탄핵되면 필리핀 역사상 최초로 탄핵된 부통령이 된다. 아울러 2028년 대선을 비롯해 영구적으로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루며 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시에는 두테르테 가문과 마르코스 가문의 정치적 동맹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이후 양측 불화는 거세졌다. 친중 행보를 보였던 로드리고 두테르테와 달리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미적인 모습을 취했고,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자신을 겨냥한 암살 계획이 있다며 자신이 암살되면 마르코스 대통령과 가족 등을 죽이라고 경호원에게 지시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수백만 달러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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