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 직원의 이 한마디는 기관 내 공기를 함축적으로 대변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초까지 예정된 ‘4주 연속 브리핑 시리즈’를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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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부에서 이 같은 방식의 릴레이 브리핑은 전례가 없다. 보통 현안 발생 시 개별 대응 차원에서 부원장급 이상이 언론 앞에 서는 일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사전에 주제를 정해 연속 공개 브리핑을 예고하는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금감원 직원은 “금융위와 정책 공조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전략적으로 홍보 일정을 짜서 매주 성과를 발표한 적은 없다”며 “어디까지나 수장의 퇴임 시점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무자는 “일선 실무자들은 매주 자료 만들고 내부 브리핑 준비하느라 사실상 정책 집행보다 포장 작업에 시간을 더 쓰게 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법조인 출신이지만 금융감독 경험을 충분히 쌓은 만큼, 향후 금융위 내 요직이나 차기 정부 금융개편 과정에서 언급될 여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릴레이 브리핑은 단순한 개인의 업적 정리 차원을 넘어서 조직 차원의 입지 강화 시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하거나 금감원의 위상을 조정하는 정부조직법 개편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성과 정리는 중요한 작업이지만 타이밍과 방식에서 내부 공감대를 충분히 못 얻은 것 같다”며 “누가 보더라도 수장의 퇴임 스케줄과 일정이 겹치면서 해석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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