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포럼’ 제4차 장관급회의 개막 연설에서 “관세 전쟁이나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90일 간 관세 인하를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공식 입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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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최근까지도 무역 전쟁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4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그러나 양국 모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중남미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중국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맞대응하며 ‘글로벌 무역 수호자’ 이미지를 부각해왔다.
시 주석은 “100년 만의 대변혁이 가속화하는 현재, 각국의 단결과 협력은 필수”라며 “중국은 중남미·카리브 국가들과 손잡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맞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중국과 중남미·카리브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랫동안 우호적인 교류를 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모두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한 일원”이라며 “독립과 자주, 공정과 정의, 상호 협력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이날 CELAC 회원국에 660억위안 규모의 신용공여를 약속했다.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과 중남미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도 부각했다.
시 주석은 “지정학적 대립과 블록화, 일방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이 연대해야 세계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CELAC 정상회의에는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이 이미 브라질, 페루, 칠레 등과 최대 교역국 지위를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콜롬비아는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가입을 위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현재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