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금 시세가 외국 대비 10~20% 더 오르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며 금 밀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도 당분간 집중 단속에 나선다.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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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인천공항세관이 2월 한 달 새 6건의 금괴 밀수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중국·대만인 6명이 총 29억원 상당의 금 16.6㎏을 몸과 가방 등에 숨겨 들여오려다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 한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달 홍콩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검정비닐로 포장 후 백팩 안쪽에 은닉해 밀수하려다 적발된 금괴 8개(8kg·14억원 상당). (사진=관세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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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금 시세는 국제 시세보다 1킬로그램(㎏)당 1400만~27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외국에 있는 금을 관세 없이 한국으로 가져와 팔면 10~20%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어 밀수 유인이 높아진 상황이다.
금 밀수입 적발은 최근 수년 크게 줄었었다. 2018년 한때 연 177건, 3606억원 상당의 7293㎏에 이르렀던 금괴 밀수 적발은 꾸준히 줄어 지난해는 3건(7억원·5㎏)에 그쳤다. 그러나 국내외 금 시세 차이가 벌어지면서 다시 밀수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 밀수 적발이 연평균 100건에 이르렀던 2017~2021년도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됐을 때였다.
 | 국내외 금 시세 추이. (표=관세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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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금 밀수뿐 아니라 홍콩 등지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금을 밀반출하려는 시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금에 대한 소비세가 10% 이르는 만큼 역시 시세 차익을 노린 밀수 유인이 있다. 더욱이 한국은 상대적으로 금 밀수 안전국으로 평가되는 만큼 제삼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밀수하려는 시도가 확인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과 경기도북부경찰청은 올 1월 홍콩에서 찰흙 형태로 가공한 74억원 상당의 금괴 85㎏를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던 조직을 검거한 바 있다.
관세청은 당분간 우범 여행자와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홍콩·일본 세관과 금 밀수 정보를 교환하는 등 삼국간 공조도 추진한다. 이광우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무료 항공권 제공 등에 현혹돼 금을 단순 운반하는 경우에도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밀수 정보를 알게 된 경우 관세청 밀수신고센터에 제보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