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X인터내셔널(001120)의 트레이딩/신성장(이하 트레이딩) 부문과 물류 부문에서 LG전자(066570)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조원에 가까운 매출이 LG전자에서 발생하는 만큼 거래선 변경 등 변수 발생 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로부터 온 매출이 유일한 자체 사업인 자원 부문 매출 대비 6배 이상 많은 상황이라 그룹 분리 이후에도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높은 매출 비중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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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인터내셔널의 유일한 자체 사업인 자원부문 매출이 1조78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LG전자에서 나오는 매출이 자체사업 대비 6배 이상 많은 셈이다. 사실상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지분 관계만 없을 뿐 매출만 놓고 보면 여전히 종속회사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신성장 부문은 자원, 소재 및 IT부품 트레이딩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사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IT부품 트레이딩은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의 제품에 필요한 부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LG상사 시절부터 LG전자 등 그룹 내 계열사와 함께 주요 원자재와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해왔다. LX인터내셔널 트레이딩부문의 LG전자 비중이 높은 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LX인터내셔널의 LG전자 의존도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로부터 창출된 매출이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향후 거래선 변경 등 변수 발생 시 매출 규모에 비례해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LG전자가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거래선 다변화에 나설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장부문이 LX인터내셔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실질적 위험은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다.
이는 LX인터내셔널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지 5년 차가 된 시점에서도 다른 LX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매출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LX세미콘과 LX판토스 등 다른 LX계열사들 역시 매출 절반 이상을 LG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G 산하에서는 그룹 내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었지만 독립 5년 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선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LX인터내셔널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거래처 다변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LX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LG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거래선들과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사들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신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자 차별화된 트레이딩 사업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