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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인질들이 토요일(15일) 정오까지 모두 돌아와야 한다고 본다. 만약 그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지옥이 펼쳐질 것이다”고 거칠게 말했다.
‘지옥이 펼쳐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알 것이고 하마스도 알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내 입장”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일부 인질들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며 기자들에게 “나는 많은 인질들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인질을 돌려 보내지 않는 이유를 이처럼 추정한 것이다.
앞서 하아부 오베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15일로 예정됐던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인) 인질 인도는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준수하고 지난 몇 주 동안의 보상을 할 때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베이다 대변인은 “지난 3주간 적(이스라엘)이 합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그들은 가자 북부 주민의 귀환을 늦추고 총을 쐈으며,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서 구호품 지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일단 6주(42일)간 교전을 멈추는 단계적 휴전에 돌입했지만 양측의 군사적 긴장감은 지속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협정의 첫 번째 조건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 허용을 늑장대응한다고 비난했고 이스라엘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가 인질 석방 순서를 존중하지 않고 인질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게 하는 등 모욕적인 공개행위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집트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군대 철수 지연과 항공 감시를 지속하는 등 휴전협정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는 ‘도로봉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와 미국과 함께 휴전을 중개한 이집트의 두 보안 소식통은 로이터에 휴정협정의 결렬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남은 인질들의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에 합의하기 위한 2단계 휴전 협정도 지난주 시작했지만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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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재개발 제안에 따라 “팔레스타인인들은 훨씬 더 나은 주택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돌아갈 권리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르단과 이집트가 난민을 받지 않으면 원조를 보류하겠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바르드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만났다. 압델라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일 예정된 미국과 요르단의 정상회담 분위기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압둘라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자 주민 이주 반대의사를 전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