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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30분 문을 연 뉴욕증시가 곧장 15분간의 서킷브레이커를 맞이했다. 서킷브레이커란 주가가 과도하게 등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개장 직후 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55포인트(8.14%) 주저앉은 2490.47에 거래가 중단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250.46포인트(9.71%)와 482.15포인트(6.12%) 미끄러진 2만933.16과 7392.73에 장이 멈췄다.
연준의 금리인하 조처 등은 ‘무용지물’이었다. 전날 연준은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앞두고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1.00~1.25%에서 0.00~0.25%로 1.00%포인트 인하했었다. 지난 3일 0.50%포인트 내린 지 13일 만에 이뤄진 조치다. 2주 만에 1.50%포인트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은 2008년 12월 이후 11년여 만에 다시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연준은 이와 더불어 7000억달러(약 851조원) 규모의 자산 매입을 시작, 양적완화(QE) 재개를 공식화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손성원 미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탄약은 거의 다 떨어졌다. 금리가 낮다고 해서 사람들이 식당, 가게, 극장으로 되돌아가는 건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고 금융시장·식료품점 등에서의 공황상태를 통제하기 위해 더 단호한 조처 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