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中, 각종 압박 카드 내놔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오전 12시(한국시간 오후2시) 1분부터 중국에 대해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조치를 발효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는 각 정상들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협정을 체결, 각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최소 30일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도 24시간 안에 전화통화를 하겠다”며, 유예 가능성을 내비쳤다.
|
중국이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사실상 보여주기식 대응이란 반응도 나온다. 즉, 어느 정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딜런 로 정치학 교수는 중국의 대응이 “신중하고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로 교수는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미국이 추가적으로 강한 보복 조치를 취할 만한 빌미는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취한 조치를 지켜보면서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미국과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린 송 ING 중화권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에너지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상당히 조용한 보복”이라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에 대한 경고 사격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 간 대화 이후 관세가 빠르게 완화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加·멕과는 협상 물꼬 텄지만 …中은?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무원은 보복 관세 조치 발표와 함께 “미국 측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WTO의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양국 간의 정상적인 경제 무역 협력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협상 전략’을 발휘하고 있어 관측이 쉽지 않다. 실제로 전날 그는 국경 강화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다.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십분 발휘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달 간 협의를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불법이민과 마약 차단책 외에 추가로 원하는 바를 얻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개정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체결된 USMCA는 내년 6월 이행사항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일찍 재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련 조항을 변경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자동차 제조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