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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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최장 9일의 설 연휴가 시작되던 1월 말, 신용카드 이용액이 직전 주보다 4분의 1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언 이후 위축됐던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두 달여 만에 이전 수치를 회복했지만 대부분 명절 밥상을 준비하는 식료품 준비에 신용카드 이용이 증가했다. 소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국내 숙박 지출은 전주 대비 5% 감소해 설 연휴 ‘여행 러시’는 대부분 해외 여행의 사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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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통계청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직전 1주일에 비해 26.8% 늘어났다. 이 기간 전국 가맹점 기준 신용카드 매출액도 한 주 전보다 36.3% 늘어났다. 온라인 지출 결제 금액 또한 15.6% 증가했다.
이 같은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는 ‘식료품 및 음료’ 소비 증가가 이끌었다. 이 기간 식료품과 음료 구매에 사용한 금액이 전주 대비 41% 증가했다. 반면 ‘음식 및 음료서비스’ 이용액은 3.1%로 소폭 상승했고 배달 외식 지출 금액도 0.7% 늘어나는데 그쳤다.
설 명절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렇게 식료품 소비 지출이 늘어난 것은 전통적인 명절 음식 준비와 가족모임 식사 준비, 선물세트 등 구매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 명절 상여금 등이 지급돼 소비 여력이 늘어났지만 먹거리 물가 상승세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설 차례상 비용도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 30만 2500원, 대형마트 40만 951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전통시장은 6.7%, 대형 마트는 7.2% 각각 상승한 수치다.
전국 신용카드 이용액 중 ‘오락 스포츠 및 문화’ 생활에 사용한 금액도 전주 대비 20%나 증가했다. 최장 9일간의 연휴가 시작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숙박 지출은 전주 대비 5% 감소했다.
이은희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선 “설 명절 문화가 ‘차려 먹는’ 문화에서 ‘나가 먹는’ 문화로 바뀌었기 때문에 외식 소비는 오히려 설 연휴 중에 더 늘어났을 것이다”며 지난달 25일 이후의 통계도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락 스포츠, 문화 소비가 늘어난 것은 “연휴가 짧다면 설 명절을 치르고 휴식하는 데에 대부분 시간을 썼을 테지만 이번 명절은 짧아도 6일, 길게는 9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여가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