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셸 보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올해 안에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안정세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연준이 점진적인 완화 사이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먼 이사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례회의 대담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연내 75bp(0.75%포인트) 인하를 예상해왔다”며 “9월 회의에서 첫 단계를 밟았고, 남은 두 차례 회의(11월·12월)에서도 같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그는 “노동시장과 물가가 연준의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금리 인하가 경제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먼은 최근 미국 경제의 흐름과 관련해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둔화의 징후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민간 고용지표에서 9월 신규 고용이 3만2000명 감소했다”며 “고용시장이 완만하게 식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소비지출은 7~8월에는 강세였지만, 9월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이는 경기의 피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며 “과거 몇 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완전고용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나 실업률은 다소 상승했고, 특히 청년층과 장기 구직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냉각 조짐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보다 고용둔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먼은 “연준의 이중 목표는 안정적인 물가와 최대 고용이며, 최근의 경제 데이터는 두 목표 모두에 있어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책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주택시장과 설비투자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오는 11월 6~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음 금리 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12월 회의가 올해 마지막 회의로 예정돼 있으며, 보먼이 언급한 두 차례 추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올해 총 0.75%포인트 하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