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일반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의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는 기대감이 고조하고 있다. 향후 정부는 현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비롯한 금융세제를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타’ 중심의 주식투자 문화에서 벗어나는 바람직한 효과를 예상하면서도, 세제 혜택을 넘어 근본적인 장기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 코스피가 전장보다 44.00포인트(1.07%) 오른 4,150.39에 장을 마감한 12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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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한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 등 혜택 강화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장기 투자 유인책을 강화해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높이라는 취지에서다. 그러면서 “대주주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세제) 혜택을 주면 부자 감세 논란이 나올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와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시는 정부와 여당이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낮춘 25%로 조정하기로 한 데 이어 나왔다. 장기 주식 보유자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해 개인 자금의 체류 시간을 늘려 증시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 꾸준히 요구하던 사항이었다. 장기 투자가 늘어나면 증시 자체가 안정되고 단기 투기성 매매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자금의 유입으로 생산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자들은 낮은 세율 혹은 비과세 혜택으로 자산을 불릴 기회가 더 커진다. 물론 대주주나 장기 보유 여력이 큰 부유층만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도 지적이 있었다. 이 대통령이 부자 감세 논란을 언급하며 일반 투자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한 건 이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제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 제도에서 주식 관련 세금은 크게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두 가지인데 이미 소액주주에게는 시세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에 ISA의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거나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세율을 보유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 중이다. 서민과 중산층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된 ISA 제도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펀드·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다. 계좌 내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일반형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으며, 초과분은 분리과세(9.9%)를 적용한다.
여당에서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SA 제도 개선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할 경우 매년 100만원씩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장기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여러 가지로 검토해 놓은 사항들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돕고 자본시장 친화적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치는 것이 더 본질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제 혜택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미국도 장기 투자에 대해 일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면서 “단타 중심의 투자 문화는 투자자들에게는 물론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외면받아 가격 흐름이 왜곡되기 때문에 결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주식 양도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을 주기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면서 “장기 투자의 기준 기간을 어느 정도로 볼 것이냐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전진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장기 투자를 유인하겠다는 방향성엔 동의한다”면서 “세제 혜택은 장기 투자를 유인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혁신 성장을 통해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이고 그 성장의 과실을 투자자들이 투명하게 받을 수 있도록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적 기준에 맞는 예측 가능한 자본시장 정책으로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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