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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80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해외점 실적은 6.2% 증가했지만, 국내 백화점 매출이 1.4%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이 위축됐다. 영업이익은 1279억원으로 39%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1분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237억원)이 반영됐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에 매출 6590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으로 각각 0.8%, 5.1% 줄었다. 작년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후 올해는 제자리걸음에 머문 셈이다. 아울러 강남점 스위트파크, 하우스 오브 신세계, 본점 디 에스테이트 등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면서 감가상각비가 증가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명동 제일은행 본점을 리뉴얼해 개관한 ‘더 헤리티지’ 등 프리미엄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배경은 소비심리 위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현재와 미래의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금리, 고물가, 사회적 긴장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백화점 주요 고객층인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대규모 소비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 변수도 백화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올 1분기에는 겨울 의류 판매의 핵심 시점이었던 2~3월이 평년보다 따뜻했고 이로 인해 고가 겨울 패션 매출이 부진했다. 실제로 백화점 3사의 패션 카테고리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 미만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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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급화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품 브랜드 확대 전략은 일정 부분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방어하는 데 기여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명품 매장은 일반 매장에 비해 수익 분배 구조가 복잡하고 임대 수익 비중도 낮아, 전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가 고급화 전략과 함께 비효율 점포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이 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백화점업계가 뚜렷한 반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급화 외에도 점포 효율화나 고객 접점 다변화 같은 복합적인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