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 직격타" 백화점 3사 수익성 답보…'고급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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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1분기 수익성 일제히 뒷걸음질
"닫히는 지갑" 고물가·소비심리 위축…겹악재
고급화·프리미엄 전략에도 반등 '미지수'
  • 등록 2025-05-13 오후 4:38:05

    수정 2025-05-13 오후 7:05:46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올해 1분기 수익성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고물가, 소비 위축이 맞물리며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데다 기후 등 외부 변수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 탓이다. 업계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악재가 겹친 소비 환경 속에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시 소공동 롯데백화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13일 각 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실적은 모두 전년과 비슷하거나 뒷걸음질치며 전반적으로 정체 흐름을 보였다. 매출은 보합세거나 소폭 감소했고, 수익성은 대부분 악화됐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80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해외점 실적은 6.2% 증가했지만, 국내 백화점 매출이 1.4%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이 위축됐다. 영업이익은 1279억원으로 39%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1분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237억원)이 반영됐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에 매출 6590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으로 각각 0.8%, 5.1% 줄었다. 작년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후 올해는 제자리걸음에 머문 셈이다. 아울러 강남점 스위트파크, 하우스 오브 신세계, 본점 디 에스테이트 등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면서 감가상각비가 증가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명동 제일은행 본점을 리뉴얼해 개관한 ‘더 헤리티지’ 등 프리미엄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5890억원으로 0.8% 줄었고,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15.7%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오는 6월 디큐브시티점의 폐점을 비롯해 점포 효율화를 추진 중이지만 체질 개선 작업 역시 성과로 이어지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배경은 소비심리 위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8로,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현재와 미래의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금리, 고물가, 사회적 긴장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백화점 주요 고객층인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대규모 소비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 변수도 백화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올 1분기에는 겨울 의류 판매의 핵심 시점이었던 2~3월이 평년보다 따뜻했고 이로 인해 고가 겨울 패션 매출이 부진했다. 실제로 백화점 3사의 패션 카테고리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 미만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유통 구조가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백화점은 2.1% 역성장했다. 대형마트(11.7%)와 온라인쇼핑(12.4%)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백화점과의 격차를 벌렸다.

업계는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와 점포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1층에 하이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 ‘그라프’를 입점시키고 프리미엄 식품관 리뉴얼도 확대 중이다. 신세계는 더 헤리티지 외에도 패션·식음료 중심의 디 에스테이트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서울을 중심으로 셀린느, 프라다 멘즈 등 세분화된 명품 콘텐츠를 확대 중이다.

다만 고급화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품 브랜드 확대 전략은 일정 부분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방어하는 데 기여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명품 매장은 일반 매장에 비해 수익 분배 구조가 복잡하고 임대 수익 비중도 낮아, 전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가 고급화 전략과 함께 비효율 점포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이 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백화점업계가 뚜렷한 반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급화 외에도 점포 효율화나 고객 접점 다변화 같은 복합적인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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