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묶였네"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금융권도 '날벼락'

회생절차에 이자 등 금융비용 지출 '일시 중지'
홈플러스 보유 펀드에 은행 등 금융기관 '투자'
홈플러스 임대료, 회계장부에 '리스부채' 인식
리스부채 이자비용 1497억…상환 일정 '불확실'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이후 채무 변제
  • 등록 2025-03-05 오후 8:47:21

    수정 2025-03-05 오후 10:44:44

이 기사는 2025년03월05일 19시4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은행 등 금융권도 피해를 보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홈플러스가 임차인으로 있는 실물자산들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번 회생절차로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면서 졸지에 돈이 묶였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확정되는 시점은 오는 6월 3일 이후인 만큼 현재로서는 금융채권 상환이 언제쯤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홈플러스 전경 (사진=홈플러스)
회생절차에 이자 등 금융비용 지출 ‘일시 중지’

5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기업회생’이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법원의 관리 하에 채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 관계를 조정해서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는 제도다.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법원이 주관하는 공적 구제수단이라는 점에서 사적 구제수단인 ‘워크아웃’과 차이가 있다.

또한 ‘선제적 구조조정’이란 현재 지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개월 이내 지급불능 등 자금부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회생절차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홈플러스는 현재 정상영업 중이며 대금결제 등과 관련해 미지급상태(부도)가 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자로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됨에 따라 금융조달비용 상승이 예상됐다. 이에 따라 금융채무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이 없으면 오는 5월경 자금부족 사태가 예상되는 상태였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홈플러스에 대한 신용 정기평가에서 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어음·단기사채에서 ‘A3-’ 등급은 투기등급(B) 바로 윗 등급이다.

전날에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한국신용평가가 홈플러스의 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D’로 더 낮췄다.

이에 따라 채무자인 홈플러스는 영업 관련 상거래 채권은 정상 변제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 수립 등 회생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금융채무의 경우 상환이 유예된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의 효과로 홈플러스의 금융이자 등 금융비용 지출은 일단 중지된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2월 말 기준 금융비용은 총 4573억원이다.

또한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삼일회계법인)이 재산 및 영업에 관한 조사보고를 실시하며, 이를 토대로 재무구조 개선을 수립한다. 또한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하게 된다.

홈플러스 금융비용 (자료=2024년 2월 29일 기준 감사보고서)
홈플러스 보유 펀드에 은행 등 금융기관 ‘투자’

은행 등 금융권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홈플러스가 임차인인 실물자산들에 금융기관들이 투자하고 있었는데, 이번 회생절차로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된 만큼 졸지에 돈이 묶이게 돼서다.

홈플러스는 작년 11월 말 기준 대형마트 126개점, 슈퍼마켓 410개점을 운영한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 이후 적극적인 점포 자산 유동화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시화점, 울산점, 구미점 등에 대해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실시했다.

또한 안산, 대구, 대전 둔산, 대전 탄방, 가야, 동대전, 연산, 해운대, 내당, 광주 계림, 순천 풍덕, 부천 소사, 부산 반여 등에 있는 다수 점포들도 매각했다. 이를 통해 약 2조5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했다.

예컨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용머리로 31에 있는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의 경우 자산 보유자가 이지스자산운용이다.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이하 이지스126호)가 이 건물에 투자하고 있으며, 홈플러스가 해당 자산의 100%를 책임 임차(마스터리스)하는 구조다.

이지스126호의 차입구조는 △선순위 대주 삼성생명(차입금 789억원, 금리 연 6.1%, 오는 8월 31일 만기) △중순위 대주 농협은행(머큐리자산운용) 및 SBI저축은행(차입금 250억원, 금리 연 7.6%, 오는 8월 31일 만기)로 이뤄져 있다.

이 펀드의 각 회계기간 말일에는 펀드에서 발생한 이익금 전액을 재원으로 선순위 차입금액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

이처럼 은행이 투자한 건물의 임차인인 홈플러스가 자산 보유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하면, 이 임대료는 홈플러스 회계장부에 ‘리스부채’로 인식된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리스부채 이자비용’은 홈플러스홀딩스 일반회계기준(K-GAAP) 재무제표에서 ‘임차료’로 인식된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리스부채는 작년 2월 말 기준 4조9717억137만원 규모며, 리스부채 이자비용은 1497억6294만원이다.

리스부채 이자비용 1497억…상환 일정 ‘불확실’

다만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차입금 상환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생겼다.

서울회생법원 공고문에 따르면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 목록의 제출기간은 오는 18일까지다. 홈플러스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한다.

채무자 홈플러스 주식회사 회생절차 개시결정 공고 (자료=서울회생법원)
또한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및 주식 신고기간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홈플러스가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면 목록에 기재된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주·출자지분은 신고기간 안에 신고된 것으로 의제된다.

즉 채권자가 별도로 채권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은 채권자 목록이 제출되면 홈플러스의 홈페이지 안내에 따라 채권자 목록에 채권 유무 및 액수가 정확하게 기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어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 제출기한이 다음달 29일까지다. 조사보고를 토대로 홈플러스 재무구조 개선을 수립하며,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채무자 홈플러스 및 목록에 기재돼 있거나 신고한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는 법원이 정한 이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을 작성해서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법원이 이 회생계획안을 보고 인가를 내면 회생계획이 확정된다. 홈플러스는 확정된 회생계획에 따라서 채무를 변제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절차 완료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융채권 상환이 언제쯤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회생 절차가 이제 개시된 만큼 홈플러스 채무를 어떻게 조정할지 등이 앞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임대료 등) 리스부채가 실질적으로 금융거래인지, 또는 이를 ‘상거래 채무’라고 보고 계속 이자지급을 해야 할지 등 결정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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