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주주환원율 50% 시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사주 매입·소각, 현금배당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지만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등 자본 여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의 CET1은 KB 13.83%, 신한 13.56%, 하나 13.30%, 우리 12.92%로 집계됐다. CET1은 대출자산 성장과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하방 압력을 받았지만 역대급 순이익으로 이를 만회했다. 4대 금융의 누적 순익은 15조 812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도 10.4% 증가했다.
자본 여력이 확인되면서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KB금융은 올해 주주환원율이 54%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총 3357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는 등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795원) 135원 증가한 930원으로 정했다.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상반기 8200억원, 하반기 6600억원으로 1조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CET1을 맨 앞에 배치하는 등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신한금융은 7월 발표한 8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6000억원, 내년 1월엔 2000억원을 사들여 소각할 예정이다. 주당 배당금도 570원으로 결정해 지난해 같은 기간(540원) 대비 소폭 상향했다. 신한금융의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2조 3000억원, 주주환원율은 45.8%로 전망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주주환원율 50%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주당 920원의 분기 현금 배당을 하는 등 지난해(913원) 대비 규모를 확대했다. 올해 총 803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으로 매입 기한을 1개월 앞당긴 것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주주환원율이 38%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속도감 있는 밸류업 이행은 가능할 전망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CET1은 12.92%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연말 목표치인 12.5%는 물론 중장기 목표 13% 조기 달성도 가능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분기 현금 배당 규모도 지난해(180원)보다 200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금융지주들은 밸류업과 개인투자자 유치의 하나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감액 배당을할 예정이다. 신한, KB, 하나금융이 나란히 검토에 착수했으며 우리금융은 올 초 밸류업 로드맵에서 올해 결산배당부터 감액 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최대 49.5%까지 누진세를 적용하는 종합과세와 달리 배당소득이 2000만원 미만이면 15.4%의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한다. 배당금이 확대되기 때문에 주주환원율이 상승한다. 감액 배당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배당을 뜻한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개인투자자 비중 확대라는 국민주의 위상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비과세 배당을) 검토 중 이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이 배당 성향 30% 이상 수준에서 결정되면 갑자기 대응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검토 이후 개인투자자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배당 상장사에 투자한 뒤 얻는 배당소득에 대해 낮은 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