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이태원 참사 현장 방문 당시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청록색 민방위복’을 거부한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방위복은 1975년부터 2005년까지는 카키색을, 2005년부터 2023년까지는 ‘기능성과 실용성 보완’을 이유로 노란색 색상을 사용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시인성 강화’를 이유로 녹색으로 색상을 변경했다.
 | 이재명 대통령(왼쪽),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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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신분 등으로 재해 현장 등을 방문할 때도 청록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적이 없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을 찾았을 때도 홀로 노란색 민방위복을 착용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 후인 지난 5일 NSC(안전치안점검) 회의에도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나는 맞는 옷이 없어서 맞는 것을 입다 보니 이것(노란색)을 입은 것”이라며 “그냥 있는 것을 입으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당일 회의에는 노란색과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섞였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등 일부 지자체장들은 청록색을 착용했지만, 이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도 노란색이었다.
 | 지난 5일 개최된 안전치안 점검 회의 화면.(사진=경남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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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진행된 도청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던 오영훈 제주지사는“(이 대통령은)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 입장에선 대통령이 노란 민방위옷을 입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당연히 맞추는 것이 지자체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노란색 민방위복을 고수하는 이유는 2022년 9월 7일에 올린 엑스(X·구 트위터) 게시물에서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청록색 민방위복 볼멘소리 나오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민방위복 바꾸는 것보다 더 급한 민생 사안이 많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민주당은 “을지연습 기간에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필수요원 3500명의 민방위복 교체를 위해 약 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