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질 과장" 개인 블로그에 쓴 험담도 '모욕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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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공연성+특정성+모욕성 돼야
전체공개+환경회사, 직급+악질 등 조건 충족
반면 1:1 채팅이나 쪽지는 성립 안 돼
  • 등록 2026-03-17 오후 3:31:11

    수정 2026-03-17 오후 3:31:1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라도 직장 동료가 누군지 특정될 수 있도록 모욕하는 글을 게시하면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1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미나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40·여)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7월 31일 오후 2시 51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에서 피해자 B씨를 ‘여자 과장, 그녀’ 등으로 지칭하며 ‘악질 중 악질’이라는 내용을 담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피고인이 게시한 글 내용만으로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표현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해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글이 ‘직장 생활’ 탭에 기재됐고 다른 게시글에서 환경 관련 회사라고 특정하기도 했다”며 직급과 승급 여부 등을 알려 피해자를 특정할만했던 점 등에 비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판사는 “게시글이 비공개가 아니었다”고 짚으며 “직장 동료들이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봤을 때 피해자를 바로 알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지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악질 중의 악질이라는 표현은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경멸적인 의미가 있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11조에 규정된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여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행위를 뜻한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대법원은 모욕에 대해,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면 성립될 수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모욕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공연성 ▲특정성 ▲모욕성이 충족돼야 한다.

공연성은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하거나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에 모욕적인 글을 게시하는 경우 인정된다. 반면 1:1 채팅이나 쪽지처럼 특정 소수에게만 공개된 경우에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특정성은 이름이나 사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도, 주변 상황이나 맥락을 통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된다.

모욕성은 단순 불쾌감을 주는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비하나 경멸의 의미가 포함돼야 한다. 또 공공장소에서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경멸하는 행동을 할 때에도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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