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美, 러 제재 해제에도 꼼짝 않는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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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대상 러시아산 원유 구매 한달간 허가
"수억 배럴 규모 원유 추가 공급 예상"
국제 유가는 요지부동…브렌트유 100달러 유지
  • 등록 2026-03-13 오후 4:25:19

    수정 2026-03-13 오후 4:52:3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일부 완화하며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효과는 거의 없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은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배럴당 9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날 브렌트유와 WTI가 모두 약 10% 급등해 각각 배럴당 100.46달러, 95.73달러로 마감한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이다.

전날 오후 미 재무부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의 판매를 일시 허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 오전 0시 1분 이전 선박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을 각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30일간 라이선스(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해당 조치로 글로벌 시장에 수억 배럴 규모의 원유가 추가 공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11일 미국은 전략비축유(SPR) 1억 7200만 배럴을 방출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미국도 동참한 것이다.

전 세계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원유 공급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석유제품 공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선박 운항이 중단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는 금융시장과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 상승 부담이 부각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일 1.5% 하락했다. 유럽 스톡스600 지수도 0.6%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13일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 내 연료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0달러로 전쟁 시작 이후 약 21%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통상 원유 가격 변동을 즉각 반영하기보다 며칠의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젤 가격은 갤런당 4.86달러로 같은 기간 29%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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