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국채 20년물 5.4%…韓 대미투자 ‘원리금 회수 문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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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 때 4.73%→5.40%로 상승
약정이율 ‘납입일 20년물+α’…α 최대 0.3%p
받을 이자 늘지만 사업 현금창출 부담도 커져
엔시날 첫 시험대…막판 협상에 국회 보고 연기
  • 등록 2026-09-16 오후 5:35:40

    수정 2026-09-17 오전 1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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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상윤 박순엽 노희준 기자]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5%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한국이 받을 이자는 늘어나지만, 정해진 사업기간 안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하려면 투자 프로젝트가 그만큼 충분한 현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가 대미투자 1호 사업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의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미 장기국채 금리 급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20년 만기 국채금리는 15일(현지시간) 연 5.40%를 기록했다. 한미가 대미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해 11월14일 4.73%보다 약 0.7%포인트 올랐다.

MOU에 따르면 한국 투자금의 상환 이자율은 ‘미국 20년물 국채금리+α(스프레드:가산금리)’로 정해진다. 스프레드는 한국의 자금조달 비용과 개별 투자사업의 위험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한미가 합의한다.

금리 상승 자체가 한국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20년물 국채금리나 α가 높아져 상환 이자율이 올라가면 한국이 회수할 수 있는 이자도 늘어난다. 정부는 대미투자의 ‘상업적 합리성’을 한미가 합의한 이자율과 사업 존속기간 내 원리금 회수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돈을 실제로 회수하려면 프로젝트가 충분한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받을 이자가 늘어나면 사업 존속기간 내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의 현금창출 규모도 커진다. 결국 20년물 국채금리뿐 아니라 프로젝트별 α를 얼마로 정하느냐도 원리금 회수의 또 다른 변수가 되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채금리가 오를수록 투자 대상 사업의 수익성을 더욱 꼼꼼하게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23억달러 규모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은 첫 시험대다. 사업비가 당초 198억달러보다 약 13% 늘어난 데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뒷받침할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주선도 미국 측의 확약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투자 세부 조건을 둘러싼 한미 간 막판 줄다리기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17일 예정했던 국회 비공개 보고를 22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당초 18일로 예상됐던 대미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 발표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5% 넘는 美국채금리에 ‘α’까지 변수…복잡해진 대미투자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투자금의 상환 이자율이 ‘미국 20년물 국채금리+α(스프레드:가산금리)’로 정해지는 데다 실제 원리금 회수에는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구매계약, 사업비 등이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한국의 자금조달 비용과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 정도까지 따지면 전체 투자 실익을 좌우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미가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면서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

미국 20년물 국채금리는 15일(현지시간) 5.40%로 한미가 대미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해 11월14일 4.73%보다 약 0.7%포인트 올랐다. 같은 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5.041%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전반적으로 한 단계 높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진 데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대규모 국채 발행 부담도 장기금리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월가에서 이른바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대미투자에도 중요한 변수다. 2000억달러를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연간 최대 200억달러씩 장기간에 걸쳐 집행하고, 각각의 투자금에 적용할 약정이율을 실제 납입일의 20년물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엔시날뿐 아니라 앞으로 선정되는 원전·에너지 등 후속 프로젝트에도 높은 약정이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받을 이자는 늘어나지만 사업 존속기간 내 원리금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의 현금창출 규모도 커져야 한다.

[단독]美국채 20년물 5.4%…韓 대미투자 ‘원리금 회수 문턱’ 높아진다
실제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조건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실제 원리금 회수 가능성은 달라진다. 가스발전이라면 생산한 전력을 장기간 사줄 구매자를 확보했는지, 원전이라면 건설비와 공기 지연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라면 장기 LNG 구매계약과 세제 지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첫 사업으로 추진되는 223억달러 규모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에서는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이 주요 변수다. PPA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을 특정 수요자가 일정 기간 정해진 조건으로 사들이는 계약이다.

정부는 엔시날 협상에서 미국 측에 전력 사전구매계약 주선을 구속력 있는 계약에 담아달라고 요구했지만 미국 측의 확약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OU에는 미국이 가능한 경우 대상 프로젝트의 구매계약을 주선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텍사스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더라도 실제 구매자를 어떤 가격과 기간으로 확보하느냐가 사업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다.

여기에 원전과 알래스카 LNG는 또 다른 변수들을 안고 있다. 한미는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 방안을 대미투자 후보로 검토하고 있지만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와 한국 기업의 원전사업 참여 방식 등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역시 막대한 초기 사업비에 더해 장기 구매계약과 세제 지원, 최종 LNG 가격 경쟁력 등이 ‘상업적 합리성’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한국이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관건이다. 정부는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 등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우선 활용하고 부족분은 외화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화채 발행이 필요할 경우 글로벌 달러 금리가 높은 상황은 한국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한국이 받아야 하는 이자는 늘 수 있지만, 그 돈을 실제 회수하려면 구매계약과 사업비 통제 등 프로젝트 자체의 현금창출 구조가 중요하다”며 “여기에 한국 기업 참여까지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전체 투자 실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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