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150兆 통큰 투자…고심 커지는 K칩

TSMC 150兆 미국 투자에 삼성·SK 고심
"삼성 파운드리, 차량용 등 고객 공략 필요"
  • 등록 2025-03-04 오후 7:06:05

    수정 2025-03-04 오후 10:01:49

[이데일리 김정남 조민정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천문학적인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고민이 커졌다. 트럼프 2기의 관세 압박이 큰 데다 ‘큰 손’ 빅테크 고객사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대미 투자 확대 필요성이 있지만, 마냥 투자를 늘리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탓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웨이저자 TSMC 회장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1000억달러(약 146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지지한다”고 했다. TSMC는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그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했다. 그런데 100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TSMC가 천문학적인 투자를 대만이 아닌 미국에 하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표면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에 최소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게 꼽힌다. 게다가 미국은 TSMC의 주요 큰 손 고객사들이 몰려 있는 전략시장이다. 정치적인 요인도 있다. 반도체업계 한 고위인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구하기’를 위해 TSMC를 끌어들인 게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지켜주겠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 미국 정부 뜻대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TSMC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파다하다.

문제는 한국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를 지어 2028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TSMC에 이은 파운드리 세계 2위라는 점에서 고객사 유치 측면 등에서 미국 투자 확대 유인이 큰 데, 투자 여력 등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삼성 파운드리만큼은 미국을 중심에 두고 영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TSMC가 이미 주름잡고 있어 가져오기 어려울 수 있다”며 엣지 사물인터넷(IoT), 차량용 반도체 등을 거론했다.

TSMC처럼 최선단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하되 미국 총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조를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반도체 투자가 미국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하이테크 분야는 한국에서 만들어도 미국 투자를 늘려야 한국이 ‘패싱’ 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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