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닷밀(464580) 본사에서 만난 정해운 대표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5년에 설립된 닷밀은 국내 첫 종합 실감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테크 기업으로 작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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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미디어는 확장현실(XR), 인터랙티브, 센서, 음향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몰입형 체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닷밀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프로젝션 맵핑으로 꼽힌다.
정 대표는 “창립 초기 회사 직원이 3명뿐일 때에도 평창올림픽 영상 개·폐막식을 우리가 꼭 하겠다고 얘기하고 다녔고 결국 이뤄냈다”며 “지금도 글로벌 대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계획을 꿋꿋하게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닷밀은 삼성 갤럭시 언팩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홀로그램 스테이지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정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것들을 다 아우르는 것”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전반적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갤럭시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 구형 LED 디스플레이 ‘스피어(Sphere)’ 프로젝트의 콘텐츠 연출·제작에 참여했다. ‘스피어’는 직경 157m, 높이 111m 규모의 초대형 구형 미디어 파사드로 360도 전방위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스크린이다. 여기에는 그룹 빅뱅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아시아인 최초로 스피어돔을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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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밀은 단순 제작사나 단발성 기획사와 달리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공간 구현, 운영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업계 유일 흑자 구조를 확보했다. 닷밀의 작년 영업이익은 약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약 237억원으로 26% 늘었고, 순이익은 약 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정 대표는 “콘텐츠 지적재산권(IP) 자산화와 자체 브랜드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구축해왔다”며 “이 같은 내부 역량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상장 후 현재까지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닷밀은 특히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를 비롯해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세 영역 모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통영의 테마파크 ‘디피랑’은 지난 2021년 팬데믹 상황에서도 대표 관광지로 부상했고, 2023~2024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올해 초 닷밀의 글로우 사파리의 경우 ‘판다 100’ 테마로 새 단장한 이후 첫 달 입장객 수가 138% 증가하고 매출이 156% 상승하기도 했다.
레고랜드 등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
글로벌 진출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베트남 푸꾸옥에 테마파크 ‘아이스 정글’을 오픈했으며, 필리핀 클락 지역에서는 ‘글로우사파리’를 조성하기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닷밀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자사 IP 테마파크 해외 라이선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테마파크 운영사 멀린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고,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브랜드와 함께 몰입형 콘텐츠를 공동 기획 중이다. 지난 2월에는 레고랜드 말레이시아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정 대표는 “닷밀은 유연하고 민첩한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효율은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성공적 마무리와 실적 안정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콘텐츠와 공간 IP를 플랫폼화하고 AI와 로보틱스 등 기술 융합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미래형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진출과 기술 중심 IP 확장에 힘을 실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