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 국내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 1차 제안서심사 결과가 다음주쯤 나온다. 투자자금이 마른 국내 상업용부동산 업계에서 ‘큰손’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나선 만큼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국민연금 외에도 공동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만큼 자금 여유가 많거나, 금융지주회사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운용사가 최종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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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모집 중인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 1차 제안서심사 결과가 다음주쯤 나온다. 국민연금은 선정된 운용사에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
수년간 지속된 고금리로 국내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국민연금과 같은 큰 기관이 투자자로 나선 게 이례적인 일이라서 운용업계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이지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JR투자운용, 교보AIM자산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총 20여곳 운용사들이 지원했었다.
국민연금은 1차 제안서심사, 2차 현장실사 및 구술심사를 진행한 다음 다음달 펀드를 최종 선정한다.
1차 제안서심사는 약 6~10주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내부 사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1차 제안서심사 결과에서는 최종 선정할 운용사 수의 2배수 이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될 운용사 수가 2곳인지 3곳인지를 놓고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많았다. 3곳이 선정된다면 1차 제안서심사 결과에서 운용사 6곳이 선정되겠지만, 2곳만 선정되면 1차 심사를 통과한 운용사가 4곳으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이번 운용사 모집을 하면서 투자대상에 코어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뉴 이코노미 섹터’를 포함해야 한다는 지침(가이드라인)을 내렸는데, 데이터센터가 ‘뉴 이코노미 섹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뉴 이코노미 섹터 지침’이란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 셀프 스토리지(물품 보관시설을 임대하는 상업용 부동산), 라이프 사이언스(생명과학) 등 새로운 부동산 투자영역이 전체 자산구성의 3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코어투자전략’은 저위험 저수익의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전략이다. 핵심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리테일, 주거 등의 섹터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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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퍼시픽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퍼시픽써니제45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는 ’용인 죽전동 퍼시픽써니 방송통신시설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연기금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 신한투자증권(구 신한금융투자) 등으로부터 828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오는 9월 준공 예정이다.
다만 코람코·캡스톤·퍼시픽자산운용 3곳이 과연 유력한지를 놓고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금이 마른 상업용부동산 업계에서 독립계 자산운용사가 수천억원 자금을 조달하기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이들로만 선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번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에서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금액은 7500억원 이내며, 펀드별 2500억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 지분율(출자비율)은 각 펀드별 약정총액의 50~75%다.
예컨대 최종 3곳 운용사가 선정되고, 각 운용사가 2500억원씩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할 경우 각 운용사가 만드는 펀드 규모는 최소 3300억원(국민연금 지분 75% 가정)에서 최대 5000억원(국민연금 지분 50% 가정)이 된다.
국민연금이 맡길 2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수천억원을 투자할 공동 투자자를 외부에서 모집해와야 하는 것. 국민연금 투자기간은 펀드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1년 이내에서 1회 연장 가능)며,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2년 이내에서 연장가능)다.
금융지주회사 계열사인 운용사는 그룹 차원에서 나선다면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인 만큼 독립계 운용사보다 선정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온다.
금융지주회사 계열사인 운용사로는 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현대해상보험 자회사 현대하임자산운용 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독립계 운용사들은 외부 출자자를 모집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3곳만 선정하는 것은 다소 리스크가 있어 보인다”며 “최종 선정되는 운용사는 자금 여유가 많거나, 또는 금융지주사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운용사인 경우가 포함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