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예외 없다…韓 뒤흔드는 트럼프 '관세 융단폭격'

관세 리스크에 韓 주력 전략산업 사면초가
동맹 예외 없다…韓 철강 무관세 쿼터 폐지
반도체·車도 사정권…외교력 부재 위기감↑
  • 등록 2025-02-11 오후 5:53:35

    수정 2025-02-11 오후 6:49:54

[이데일리 김정남 김성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융단폭격에 한국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동맹도 예외 없이 25% 고관세를 적용하기로 한데 이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까지 직접 거론하면서다. 한창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할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위기감은 더 커지는 기류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포고문을 보면,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 이번에는 25%를 똑같이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미국 수출품에 대해 연간 263만톤 규모의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 왔는데, 당장 다음달 12일부터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동맹국도 관세 폭탄 앞에 예외가 없다는 트럼프식(式) 산업정책이 현실화한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포스코(2.5%), 현대제철(5.0%) 등은 전체 매출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 수출 물량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불보 듯 뻔한 와중에 이번 조치로 현재 50만톤 수준인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이 미국 외 다른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글로벌 무한경쟁이 불가피해지는 탓이다.

철강이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핵심 원자재라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으로 들여와 북미 공장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산업계 한 고위인사는 “한국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 등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미국산 강판 구매 등을 모색해야 할 처지에 몰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을 콕 찍어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하나같이 한국의 주력 전략산업으로 꼽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한국산 반도체 수입 규모는 111억6000만달러(약 16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수입량의 약 8%다. 김혁중 대외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산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은 (미국 수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메모리 3강’ 중 한 곳이 미국 마이크론이라는 점은 우려를 더 키우는 대목이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액(683억달러) 중 미국은 절반이 넘는 50.8% 비중에 달한다. KB증권은 최근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멕시코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기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1조9000억원, 2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정부의 외교력은 사실상 마비된 실정이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트럼프 1기 때처럼 협상력을 발휘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업들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중장기적인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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