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죄가 없다”…유명 정신과 교수가 나선 이유

‘대전 초등생 살인사건’ 가해 교사의 우울증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 “보도에 신중 기해야”
“우울증 각인은 정신건강 위기 악화시킬 수 있어”
  • 등록 2025-02-11 오후 6:04:50

    수정 2025-02-11 오후 6:35:06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나종호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우울증 환자에 대한 언론 보도에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바 있는 나종호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나 교수는 1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대전 초등생 살인 사건’에 대해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피해자의 부모님이 느끼고 있을 감정을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은 부디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한다”며 “가해자는 응당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언론이 (가해 교사의)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면서 “이와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하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이 살리는 것이 아니다.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 부디 명심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한 초등학교에서 8살(1학년생) 김하늘 양을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40대 여교사 A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으며 지난해 12월 9일 질병 휴직(6개월)을 냈다.

그러다 돌연 휴직을 중단하고 지난해 연말에 조기 복직했고, 그는 특정인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해 복직 3일 만에 짜증이 났다”고 진술했다.

또 “돌봄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수술을 마친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가운데 경찰은 유족 동의를 얻어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진행을 검토한 뒤 위원회에서 신상 공개 결정이 나면 A씨의 신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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