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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오늘) 눈이 많이 와서 (배달) 기사들이 일하는 한계가 있다”며 “근데 춘천에서 하늘이한테 보내주신 분 콜이 떠 있더라. 콜이 안 빠지길래 그냥 제가 잡았다”고 했다.
이어 “집에 가려고 했는데 마음은 계속 (하늘 양을) 생각하고 있었다. 한번 오고 싶은데 부모님께서 괜히 더 힘드실 것 같았다”라며 “제가 주는 건 아니어도 그 어머니(A씨)의 마음을 잘 아니까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갖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씨가 잡은 배달 콜은 춘천에서 아들 둘을 키우는 여성 A씨가 주문한 것이었다.
이 씨가 공개한 A씨의 배달 요청 문자에는 “꼭 상주분께 (배달) 부탁드린다. 아들만 둘이라 딸은 뭘 좋아할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낸다”며 “하늘이가 좋아하길 바라며…하늘아 미안해”라고 적었다. ‘티니핑’은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 씨가 빈소에 배달을 완료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A씨는 “메시지 보고 눈물이 많이 나서 답장이 늦었다. 기사님과 제 마음이 그 아이의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는 답장이 돌아왔다.
하늘이가 떠난 뒤 사건이 일어난 A초등학교 정문 앞에도 하늘이를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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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늘이는 지난 10일 오후 교내 시청각실에서 40대 교사 명모 씨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에 따르면 명 씨는 우울증으로 휴직 후 복직한 상태였으며, 사건 당일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2km 떨어진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해 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맨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를 노렸다”며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고 진술한 바, 돌봄 교실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던 하늘이를 시청각실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하늘이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명 씨는 목과 팔에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됐으며 의식이 있던 채로 병원에 옮겨져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수술에 들어갔다.
한편 경찰은 현재 입원 치료 중인 교사 명 씨에 대해 의료진과 조율해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