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태양광 부진에 2분기 적자…탈중국 수혜 기대(종합)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OCI홀딩스가 올해 2분기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태양광 수요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태양광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OCI홀딩스(010060)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7762억원, 영업손실 77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OCI 말레이시아 공장 전경.(사진=OCI홀딩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여파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정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관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며 전방수요가 위축됐다. 이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옛 OCI M)는 고객사 수요 위축으로 지난 5월 가동을 중단했다.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약 500억원, 재고자산 손실은 188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OBBBA는 중국 업체뿐 아니라 중국이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의 폴리실리콘으로 제조한 웨이퍼 제품에 투자세액공제(ITC)를 제공하지 않도록 했다. 베트남 등 다른 국가를 통한 우회 수출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 조치가 또다른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사측은 분석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 이르면 한 두달 내로 재고가 모두 소진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 태양광 업체들에 고강도 제재를 하고 있어 오는 2026~2027년 회사에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OBBBA 법안 제정으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가 현행 유지되는 등 미국 태양광 사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며 “새롭게 도입된 우려 외국기업(FEOC)과 금지 외국기업(PFE) 조항으로 미국산 태양광 셀을 만들고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우리와 같은 비중국 태양광 밸류체인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시행된 OBBBA에 따르면 AMPC는 IRA 원안대로 유지돼 오는 2032년까지 태양광 셀, 모듈 판매 시 와트당 각 4센트, 7센트의 AMPC 세액공제가 제공된다. ITC의 경우 법안 시행 후 12개월 이내 착공하고 2030년 말까지 완공하는 프로젝트에 한해 기존 최대 30%의 혜택을 적용한다.

OCI홀딩스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OCI금호는 내년 이차전지 코팅과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에 사용되는 에피클로로히드린(ECH)를 생산할 예정이다. OCI테라서스는 ECH의 원료이며 반도체, 이차전지의 식각과 세정용으로 쓰이는 클로르알칼리(CA) 생산을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게 된다.

반도체 사업을 위해 지난 17일 일본 화학전문기업 도쿠야마와 설립한 합작법인 OTSM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마친 뒤 고객사 승인(PCN)을 거쳐 2029년부터 연간 8000t 규모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성공적으로 준비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