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할머니들, '오지게' 웃기다가 울린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에세이·다큐 ‘칠곡가시나들’ 무대화
27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서 공연
  • 등록 2025-02-13 오후 6:00:00

    수정 2025-02-13 오후 6:00:00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뒤늦게 한글을 깨친 뒤 시를 쓰는 재미에 푹 빠진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에세이와 다큐멘터리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있는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다.

(사진=라이브)
(사진=라이브)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에세이이자 다큐멘터리 영화인 ‘칠곡 가시나들’을 원작으로 한다. 가난과 성별의 한계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할머니들이 문해학교에서 읽고 쓰는 기쁨을 만끽하며 설렘 가득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다.

공연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프로듀서는 13일 하늘극장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는 원작 다큐멘터리 속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뮤지컬화를 결심했다. 늦은 나이에 배움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문해교육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문자해득 능력을 포함해 사회적·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 생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둔 교육 프로그램을 뜻한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실제 문해학교에 다니는 할머니들의 시를 바탕으로 한 20여 곡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김하진 작가는 “할머니들이 소녀 같은 면을 지녔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여전히 첫사랑 이야기에 가슴 떨려 하는 소녀의 모습,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같은 모습 등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록부터 트롯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넘버를 구성한 김혜성 작곡가는 “진솔함과 진실함에 초점을 두고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하는 데 작업의 중점을 뒀다”고 했다.
(사진=라이브)
(사진=라이브)
한글을 배워 손주에게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소원인 영란, 가수를 꿈꿨지만 글을 몰라 노래자랑에 지원조차 하지 못했던 춘심, 여전히 소녀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인순, 매사에 긍정적인 문해학교의 막내 분한 등 4명의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간다.

이에 더해 열정적인 교육자인 문해학교 선생님 가을과 문해학교 할머니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게 되는 시사 고발 전문 PD 석구까지 총 6명의 캐릭터가 무대에 오른다.

춘심 역 박채원은 “에세이를 읽으며 엄청 울었다. 단순한 감동과 슬픔을 뛰어넘는 뜨거운 따뜻함을 느꼈다”고 했다. 덧붙여 “실제 문해학교를 직접 찾아 수업도 들었다”며 “그곳에서 각자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할머니들을 지켜보면서 작품 내용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사진=라이브)
(사진=라이브)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 신작 발굴 지원 사업 ‘창작산실’ 선정작이다. 202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속적인 수정 및 실연 과정을 거친 끝에 초연을 올렸다. 지난 11일 공연 포문을 열었으며 오는 27일까지 관객과 만나게 된다.

출연진에는 구옥분·김아영(영란 역), 박채원(춘심 역), 허순미(인순 역), 강하나·이예지(분한 역), 하은주(가을 역), 강정우·김지철(석구 역)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연 시간은 85분이다.

오경택 연출은 “화려한 연출을 추구하는 대신에 할머니들이 쓴 솔직하고 아름다운 시의 힘을 오롯이 무대에서 펼쳐내는 데 집중했다”며 “뮤지컬을 처음 보는 분들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관람하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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