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든 美물가, 관세까지 ‘엎친데 덮친격’…올해 한차례 인하?

연준 목표치까지 진전 멈추고 오히려 후퇴
슈퍼코어서비스 CPI 작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
기껏해야 10월 금리인하…확률은 60% 겨우 넘어
아직 반영되지 않은 관세…"올해 금리인하 없을수도"
  • 등록 2025-02-13 오후 6:34:28

    수정 2025-02-13 오후 6:49:4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전진하기보다는 다시 후퇴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영향이 아직 반영되기도 전에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는 추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AFP)
슈퍼코어서비스 CPI 작년 1월 이후 가장 큰폭 상승

12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 예상치 (0.3%, 2.9%)를 웃돈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는 각각 0.3%, 3.1%이었는데 이를 크게 상회했다.

여전히 끈적한 주거비가 한 달간 0.4%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의 약 30%를 차지했다. 주택 소유자가 자신의 주택을 임대할 경우 가치를 추정하는 척도인 소유자 등가 임대료(OER)도 0.3% 상승했다.

특히 식품가격은 0.4% 상승하며 오름세가 확대됐는데, 조류 인플루엔자로 계란 가격이 15.2% 급등한 탓이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산불 등 자연재해 영향으로 중고차 가격이 전월보다 2.2%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물가인 슈퍼코어 서비스 CPI는 무려 0.76%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2월에는 상승률이 0.2%에 그치며 서비스물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조짐이 보였지만 다시 치솟은 것이다. 연준은 슈퍼코어 서비스 CPI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더욱 지연시킬 의미 있는 수치다.

프린시펄 자산 관리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CPI보고서와 관련해 “매우 불편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계절적 요인과 일회성 요인도 어닝 서프라이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가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을 무시하기엔 어렵다”며 “이런 상황이 향후 몇 달간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승하는 쪽에 기울여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전혀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연준이 기껏해야 한차례 금리 인하 밖에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오는 3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5%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보다 2.5%포인트 높아졌고, 10월에 금리가 25bp 이상 내려갈 확률은 63.6% 정도로만 책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목표에 거의 도달했지만, 아직 완전히 도달한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우리는 현재 정책을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1월 CPI가 거의 모든 예측보다 높았다”면서도 “한 두개 데이터에 너무 흥분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전월대비 상승률 추이 (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미스)
아직 반영되지 않은 트럼프 관세…인플레 더 치솟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4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고, 상호관세 등 추가 관세 정책을 꺼내들 계획이다. 일부 철강업체는 벌써 가격 인상에 나섰고, 자동차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월 생산자물가(PPI)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이 잠재적 관세에 대한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1월 PPI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문제는 아직 관세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기 전이라는 사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연준의 결정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분석전문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도 “캘리포니아 산불 등 일시적 요인이 있지만, 향후 트럼프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잠재된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CPI였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현 수준에서 하락하기 어려운 데다 관세 영향까지 고려하면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하락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동할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소식에 이날 국제유가는 2% 이상 하락했다. 다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서비스물가 등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유가 하락만으로 트럼프가 원하는 카드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불타는 대한민국 '초토화'
  • "콩 무당벌레~"
  • 여신의 스윙
  • 한고은 각선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