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 과정에서 약물 내성이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질환 자체보다도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나 일상생활의 제약으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한다. 증상 조절을 위해 약의 용량을 늘릴수록 효과는 점차 줄어들고 이상운동증이나 전신 부작용 등 또 다른 문제를 겪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파킨슨병 치료가 약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의 한계에 직면한 환자들에게는 신경외과에서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라는 또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치료가 바로 ‘뇌심부 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이다.
뇌심부 자극술은 약물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다. 이 시술은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해 미세한 전기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파킨슨병을 완치하는 치료는 아니지만, 떨림이나 경직 등 주요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약물 용량을 줄이거나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이 치료는 단순한 수치상의 개선을 넘어, 환자의 일상 기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동이 어려웠던 환자가 수술 후 스스로 걷고 가족과 식사하는 등 일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있다. 환자 본인의 주관적인 만족도와 삶의 활력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 치료는 뇌 수술이라는 이유로 막연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나, 실제로는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비교적 안전한 치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시술 기회를 놓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는 파킨슨병 치료가 주로 신경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신경외과적 치료가 충분히 안내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약물 치료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다른 치료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치료를 이어가기도 한다.
다만 뇌심부 자극술은 모든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에 반응은 있지만 효과 지속 시간이 짧아지거나 이상운동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환자에게 수술이 고려된다. 따라서 신경과와 신경외과의 협진을 통해 증상 진행 정도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치료 여부가 결정된다.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병을 완치하는 데 있지 않다. 증상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약물 부담을 줄여 환자가 일상생활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신경외과 최혁재 교수는 “뇌심부 자극술은 병을 완전히 없애는 치료는 아니지만, 자극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환자가 복용 약물의 용량과 투여 빈도를 의미 있게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수술 난도가 지나치게 높은 치료는 아니지만 아직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질 수 있다”며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래 안정적인 일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인 만큼,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함께 찾는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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