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선홍색 누르다, 샹들리에 '유리 빛'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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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희 '샹들리에 25-1'(2025)
유리조각, 일상 폐자재 등 결합
조각난 일상 순간 빛으로 살려
인간 발전·욕망 상징해온 물질
자연과 함께 살아낼 방안 고민
  • 등록 2025-11-27 오후 5:15:56

    수정 2025-11-27 오후 5:15:56

홍지희 ‘샹들리에 25-1’(2025 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붉은 공간에 매달린 형상은 ‘샹들리에’다.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영롱하고 투명한 빛 잔치를 펼치는 여느 샹들리에와는 사뭇 다르다. 핏빛 선홍색에 잠식당해 있으니까. 하지만 샹들리에의 빛이 어딜 가겠는가. 짙고 탁한 공기속에 용케 살아남았다. ‘유리’라는 재료 덕분이다.

작가 홍지희는 유리조각과 일상의 폐자재 등을 결합하는 작업을 한다. 이질성이 빚는 조화를 꾀하는 거다. 샹들리에가 빛이라면 그 빛을 둘러싼 배경은 그림자일 테니. 그렇다고 그 둘이 충돌하는 갈등을 의도한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투명함과 흐릿함, 고요와 긴장, 그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탐구한다”는 거다.

작품만이 아니다. 작가의 생각 자체가 그렇다. 인간의 발전·욕망을 상징해온 물질이 자연과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니 말이다. 그중 가장 화려하다 할, 유리로 형체를 빼낸 샹들리에의 등장은 그래서 갑작스럽지 않다. “부서지고 가냘프고 약하고 연약한 것들, 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가지는 것이 내겐 유리조각이고 촛불”이었다니까.

‘샹들리에 25-1’(Chandelier 25-1·2025)은 그 진지한 고안물이었을 거다. 조각난 일상의 순간이 빛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을, 그 새로운 가치를 염원했다고 할까.

11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여는 개인전 ‘촛불, 샹들리에’(Chandel, Chandelier)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5㎝.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홍지희 ‘작은 하늘’(Small Sky·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40×40㎝(사진=메타갤러리 라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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