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락앤락이나 한샘, 쓰리세븐 같은 탄탄한 중견기업들도 상속과정에서의 막대한 세금 부담에 회사를 넘겼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승계 부담으로 제3자 매각을 고려하는 중소·중견기업이 국내에만 약 21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 이르고,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보유한 주식에 20% 할증까지 부담해야 하는 걸 감안하면 상속시 내야 하는 세금 부담은 최고 60%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일본(55%), 프랑스(45%), 미국·영국(40%) 등 주요 선진국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으로 잠재적인 상속세 부담은 더 커졌는데,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방어에는 어려움이 커졌으니 기업들은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대한민국 최대 자산가인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에 대한 12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완납하기 위해 5년 간 온갖 사투를 벌였던 일만 봐도,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상속세가 얼마나 큰 부담일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경제규모도 커지고 자산가치도 뛰었지만 이렇게 상속세는 2000년 이후 무려 26년째 제자리다. 이렇게 상속세 제도 자체를 시대에 맞게 바꾸지 못하면서, 땜방식으로 가업상속에 따른 공제만 계속 늘리다보니 주차장이나 주유소, 베이커리 카페 등 상속세를 편법적으로 줄일 수 있는 루프홀(허술한 구멍)만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금의 상속세는 형평성도, 효율성도 모두 놓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주주 주식에 붙는 20% 할증도 폐지해야 한다. 대주주에게 세제상 불이익을 주다 보니 일반주주과 달리 대주주는 주가가 오르면 상속세 부담을 먼저 걱정해야한다.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형평성도 높이고 기업 가치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주차장이 가업이라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처럼, 가업상속공제를 이용한 꼼수 절세와 같은 상속세 루프홀을 메워 나가는 일도 속도를 내야 한다.
상속세는 기업을 개인의 소유물로 보고, 그 소유자가 사망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업은 단순히 개인 자산이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쪽으로 상속세를 리모델링하는 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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