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트럼프' 이름 싹 지운 응우옌…"그에게 관심 주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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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베트남계 미국 작가 응우옌
자전적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국내 출간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비운의 현대사 담아
"진실 이야기하는 작가는 침묵해선 안 돼"
  • 등록 2025-11-04 오후 6:00:00

    수정 2025-11-04 오후 7:21:4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블랙박스’(■)로 검열했다.”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사진=민음사)
소설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54)은 4일 첫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국내 출간을 맞아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책 속에 등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까맣게 지운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응우옌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작가에게 침묵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며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에세이에 가감 없이 트럼프 비판을 담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에세이 속 검열 표시는 ‘우리는 앞으로 트럼프가 남긴 역사적 유산을 감당해야 한다’는 비판 의식도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

1971년 베트남에서 태어난 응우옌은 1975년 사이공(현 호찌민)이 베트남 인민군에 함락되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이민자’가 아닌 ‘난민’이라고 표현한다. 미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에서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그는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쓴 첫 소설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지난해 동명의 드라마 시리즈로 선보였다.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의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표지. (사진=민음사)
‘두 얼굴의 남자’에서 응우옌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한다. 어머니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했던 응우옌이지만, 19세가 되던 해 어머니가 정신과 시설에 들어간 것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으로 남아 있다. 그는 “전쟁과 식민주의, 인종차별 등을 모두 겪은 어머니의 삶을 연구하는 것은 20세기 역사를 연구하는 것과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응우옌은 이민자와 불법체류자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트럼프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그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면서 이민자의 후손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이들의 시민권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트럼프 집권 1기가 공포와 분노였다면, 집권 2기는 체념과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응우옌은 ‘동조자’와 후속작 ‘헌신자’에 이어 3부작이 될 작품을 집필 중이다. 그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코리아타운과 한국인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형성하는 집단)도 함께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사진=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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