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호주에서 이혼한 남편의 가족에게 식사를 대접했다가 시부모와 시누이 등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의 재판이 시작됐다.
 | 에린 패터슨. (사진=호주9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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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호주 ABC뉴스 등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법원에서는 전 시댁 식구들에 독버섯 요리를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에린 패터슨(50)의 재판이 시작됐다.
이번 재판에서는 배심원 15명이 선발됐으며, 검찰과 변호인은 30일 오전부터 각각 첫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패터슨은 지난 2023년 7월 29일 전 시댁 식구 4명을 자택으로 초대해 독버섯이 든 요리를 대접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패터슨의 요리를 먹은 시댁 식구 4명 중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시누이 등 3명은 복퐁을 앓다가 사망했고, 다른 1명도 병원에 실려갔다. 전 남편인 사이먼 패터슨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패터슨이 대접한 요리는 비프 웰링턴으로, 소고기를 다진 버섯으로 감싼 요리다. 경찰은 이 요리에 사용된 버섯이 데스캡(아마니타 팔로이드) 버섯인 것으로 파악하고 패터슨을 체포했다. 데스캡 버섯은 버섯을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이 천천히 손상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혼수상태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남편인 사이먼 패터슨 역시 전 아내의 요리를 먹고 2021년과 2022년에 복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어 ‘살인 미수’ 혐의도 적용됐지만, 검찰은 이날 살인미수 부분 추가 기소를 철회했다.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패터슨은 경찰 조사에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산 버섯과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구매한 말린 버섯을 요리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이 버섯이 그들의 질병에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단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식사 후 병원으로 이송돼 간 손상을 예방하는 약을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