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애플을 이끌게 될 존 터너스(50)는 20일(현지시간) 취임 내정 소감에서 이같이 밝혔다. 애플은 쿡이 오는 9월 1일 퇴임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인 터너스가 신임 CEO로 취임한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수장 교체는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의결됐으며, 애플은 성명을 통해 “장기적이고 신중한 승계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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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과 닮은 운영형 리더…“AI·플랫폼 전환엔 역부족” 시각도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터너스는 임직원들 사이에서 잡스와 같은 혁신형·선구자형 리더라기보다는 쿡과 같은 실무·운영형 관리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쿡처럼 세부 사항에 집착하고, 방대한 공급망 구조를 손바닥 보듯 꿰뚫으면서도, 갈등을 최소화하며 조직을 장악하는 침착한 협업형 리더라는 것이다.
터너스의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일화가 2018년 아이폰 라이다(LiDAR) 센서 탑재 논의다. 기기당 약 40달러의 추가 비용이 문제가 되자 그는 “일반 모델에는 넣지 말고, 신기술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고객이 구매하는 프로(Pro) 라인업에만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새 기술에 대한 기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챙기는 절충형 판단으로, 쿡이 운영 효율과 예측 가능성으로 회사를 키운 방식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하게 ‘손보는’ 데는 강점이지만, AI·서비스 중심으로 판 자체를 갈아엎어야 하는 국면에는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25년 애플맨…하드웨어·공급망에는 강점
터너스는 1997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가상현실 스타트업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즈’에서 4년간 헤드셋 등 주변기기를 설계했다. 대학 시절 수영팀 대표 선수로 활동해 ‘올 타임 레터위너’ 칭호를 받았고, 사지 마비 장애인이 머리 동작만으로 기계 팔을 제어하는 장치를 졸업 설계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2001년 애플에 합류해 맥용 디스플레이 개발에 착수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입사 후에는 ‘현장형 리더’로 평가받았다. 첫 상사였던 스티브 지퍼트는 “그는 ‘서민의 편’(man of the people)이었다”고 회고한다. 관리자로 승진한 뒤에도 개인 사무실 대신 직원들과 같은 오픈 공간에 앉기를 고집했고, 2005년 아이맥 G5 시리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며 자석으로 유리 화면을 고정하는 파격적 설계를 끝까지 밀어붙여 관철시켰다.
정치·외교·중국 공급망…“쿡 상임의장, 안전장치 성격”
정치·외교 무대 경험 부족은 약점으로 꼽힌다. 터너스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링 현장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인물로, 쿡처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정책 입안자들과 전면에 나서 교섭해온 경험이 없다. 애플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동시에 고율 관세·규제 리스크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AI 인프라 확충을 둘러싼 미·중·유럽연합(EU) 규제 환경까지 고려하면, 새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단순한 ‘제품 책임자’를 넘어선다.
애플이 쿡을 이사회 상임의장으로 잔류시키기로 한 것도 이런 공백을 의식한 안전장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쿡은 앞으로 글로벌 정책 대응과 규제 당국과의 교섭 등 일부 역할을 맡는다. 터너스는 CEO 취임과 동시에 이사회에도 합류하며, 기존 그의 직무는 하드웨어 기술 수석부사장 조니 스루이지가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로 승격돼 이어받는다.
애플이 택한 ‘25년 차 테크니션 CEO’가 새로운 흐름에 발맞춰 업계 리더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쿡은 “엔지니어의 사고력과 혁신가의 영혼, 그리고 품위와 성실함으로 이끄는 도덕적 나침반을 갖춘 인물”이라며 터너스를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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