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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11살 여자 아이는 인형을 30개나 가질 필요가 없다. 내 생각에는 (앞으로는) 인형을 3~4개만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중국과 해온 무역은 말도 안되는 짓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 때문에 앞으로는 인형 가격이 예전처럼 저렴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인형 수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사실상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특히 호텔·카지노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천문학적 세금이 들어갈 군사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를 향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에 대해 CNN은 “78세 남성이 꼭 가져야 할 ‘필수품’인가”라고 비꼬았다.
또다른 논란은 중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인들이 겪게 될 충격에 대한 예시로 옷이나 자동차, 과일과 채소, 건축 자재가 아닌 ‘여자 아이의 인형’을 콕 집어 거론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백악관에서 진행된 백브리핑에서도 인형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다분히 의도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진보 단체인 인디비지블의 리아 그린버그 공동창립자는 “물질적인 것에 대한 관심을 여성적인 것으로 프레임화하려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부끄러운 일로 규정하려 하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CNN은 또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 진행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궁극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강화제”라고 묘사하며 미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인형 논란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매체 더힐은 “지금껏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왔던 의원들조차 비공식적으로 ‘희생을 감수하라는 메시지는 현실감이 없고 공감되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