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화웨이 통신장비 금지 소식에 中 “시장 원칙 위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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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EU,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 사용 중단 법제화”
중국 외교부 “법적 근거·사실 없이 경제무역 문제 정치화”
中·EU, 기업 경영과 통상 문제 등 충돌 잇달아…갈등 심화
  • 등록 2025-11-11 오후 6:51:11

    수정 2025-11-11 오후 6:51:1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 통신망에서 중국의 화웨이·ZTE 장비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시장 원칙에 위배한다며 반발해 또 다른 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헨나 비르쿠넨 EU 기술·보안 담당 및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회원국의 이동통신망에서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 사용 중단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2020년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마련한 바 있는데,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려는 것이다.

통신 인프라에 대한 결정 권한은 각국 정부에 있지만, 이 조치가 시행되면 회원국들은 집행위의 안보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위반 절차 및 재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 대변인은 “5G 네트워크 보안은 유럽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금지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이동통신망뿐 아니라 초고속인터넷망에 대해서도 중국 장비의 비중을 줄일 방안도 검토 중이다. EU 회원국들이 초고속인터넷망 확충을 위한 첨단 광케이블 보급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 장비 확산을 저지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EU 외 국가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게이트웨이 EU가 개발도상국에 디지털·에너지·교통 인프라, 보건·교육 시스템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 투자 프로그램이다. 즉, 개발도상국의 통신 인프라 지원에 있어서도 중국 장비 배제 조건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EU에서 중국 장비 사용 문제가 본격 부상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때로, 당시 미국은 화웨이를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고 EU에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적극 요구했다. EU 집행위는 당시 ‘5G 툴박스’를 통해 고위험 공급업체의 핵심·무선망 배제를 권고했지만, 국가 안보와 핵심 인프라 결정권이 회원국에 있어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최근 독일과 핀란드가 중국 장비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화웨이와 ZTE에 대한 경계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영국과 스웨덴은 몇 년 전 이미 중국 장비업체를 배제했지만, 스페인과 그리스는 여전히 중국 장비 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EU 내 안보 위험의 ‘불균형’ 문제도 제기된다. 다만,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한 스웨덴에 대해 중국이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다른 국가들은 주저하는 분위기다.

EU의 이러한 조치에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은 오랫동안 법률과 규정에 따라 유럽 국민에게 고품질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면서 “법적 근거와 사실 증거 없이 행정 수단으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강제로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시장 원칙과 공정한 경쟁 규칙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린 대변인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기술 진보와 경제 발전을 방해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면서 “우리는 EU가 중국 기업이 유럽 투자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며 비차별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 EU는 최근 들어 기업 경영과 통상 등 문제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 기업 윙테크가 인수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 정부가 경영에 개입하면서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이밖에도 희토류 수출 통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등 여러 현안이 얽힌 상태다. 양측은 고위급 통상 회담을 여는 등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번 조치로 또 하나의 걸림돌이 생기게 됐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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