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의 봉쇄 선언 직후 홍해 항로의 전쟁위험 보험료는 선박 화물 가치의 약 0.3%에서 0.75%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일주일 운항 기준 선박 한 척당 수십만 달러의 추가 보험료가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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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위기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출구이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이를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로 연결하는 관문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 두 곳이 동시에 위협받는 것은 최근 수십 년간 보기 드문 상황이라는 평가다.
사우디의 우회 수송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없고, 이집트 수메드(SUMED) 송유관 역시 처리 용량이 제한적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 상당수 유조선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해야 한다.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얀부항에서 출발해 아시아로 향하는 원유는 희망봉 우회 시 최대 한 달가량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운항 거리와 기간이 늘어나면서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15~12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한다.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략비축유 상당 부분을 이미 사용한 상태여서 공급 충격을 흡수할 여력도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국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연료 가격과 전기·가스 요금, 항공·해운 운임,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협이 사우디와 예멘 간 분쟁을 넘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예멘 담당 선임 분석가 아흐메드 나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충돌이 확대되면 그 영향은 사우디를 넘어 세계 무역과 에너지 시장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샤리는 TV 연설을 통해 즉각적인 사우디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봉쇄에는 봉쇄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우디 외무부는 “국제법에 따라 자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보호 작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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