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따뜻한 가족애와 감동부터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까지. 국내 제작진의 노하우, 한류 스타의 스타성에 베트남 현지의 매력까지 녹인 한국·베트남 합작 상업영화들이 보릿고개를 겪는 11월 국내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늘(5일) 개봉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감독 모홍진)와 19일 개봉을 앞둔 ‘나혼자 프린스’(감독 김성훈)가 그 주인공이다.
베트남 제작진 절반...정일우 ‘국민 사위’된 사연두 작품 모두 베트남 현지 제작사와 협업해 베트남에서 촬영됐으며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베트남 현지 관객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지에서 먼저 개봉해 입소문을 탄 후 11월 동시기 국내 개봉해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오늘 개봉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가 먼저 국내 박스오피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거리의 이발사로 일하며 알츠하이머에 걸린 엄마를 혼자 돌보는 아들 환(뚜언 쩐 분)이 한국에 있는 형에게 엄마를 데려다주기 위해 떠나는 휴먼 감동 드라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한국인 모홍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지만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한국과 베트남 현지 제작사가 공동 참여해 3년간 협업한 작품이다. 영화 주요 크레디트에서도 한국 제작진과 베트남 제작진의 참여 비중이 각각 절반으로 비슷한 편이다. 지난 8월 베트남에서 먼저 개봉해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눈길을 끌었다. 또 15일 연속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후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성공을 이뤘다.
베트남 국민 배우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인 배우 뚜언 쩐이 주인공 ‘환’ 역을 맡았고, 베트남 현지에 수출돼 국민 시트콤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일우가 이 작품 속 주인공 환의 아버지이자, 주인공의 어머니 레티한이 가장 사랑한 남자이자 남편 정민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제작진은 국내 인지도는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의 높은 호감도를 고려해 처음부터 정일우를 ‘정민’ 역의 캐스팅 1순위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홍진 감독은 이에 대해 “정일우는 베트남에서 굉장히 인기있는 배우였기 때문에 한국과 베트남 제작사 모두 정일우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일우가 이 작품의 취지에 공감해 선뜻 노개런티로 특별출연한 소식이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일우는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베트남 분들에게 받았던 마음이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았다”며 “워낙 좋은 작품이라 참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노개런티로 함께하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일우의 청량하면서도 순수한 열연이 베트남 현지 관객들을 사로잡아 200만 흥행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정일우가 국내에서도 인지도와 팬덤을 갖춘 스타인 만큼, 국내 관객 입장에서도 베트남 현지의 낯선 배경, 현지 배우진에게 느낄 생소함을 덜고 친근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국 제작진의 스토리텔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 감동의 가치를 더해 한국, 베트남 양국의 장점을 모두 녹여냈다.
 | | Evoto |
|
亞 프린스 이광수와 로코 in 베트남
19일 개봉하는 ‘나혼자 프린스’는 예능 ‘런닝맨’ 등으로 동남아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고, ‘아시아 프린스’란 수식어까지 갖춘 배우 이광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해외에서 이미 소구력을 입증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경, 문화적 요소를 결합해 유쾌한 로맨스물을 완성했다. 국내 개봉 전 초기에 ‘러브 바리스타’란 가제로 알려져있던 작품이다. ‘나혼자 프린스’는 매니저, 여권, 돈 한 푼 없이 낯선 이국 땅에 혼자 남겨진 아시아 프린스 강준우(이광수 분)가 펼치는 생존 코믹 로맨스다. 유명 한류 스타가 매니저도 돈도 없이 베트남 낯선 이국 땅에 홀로 남겨져 펼치는 고군분투 코미디에, 순수한 베트남 현지 여성과의 우연한 만남, 로맨스를 부드럽게 버무렸다. ‘공조’, ‘창궐’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베트남 현지 제작사와 협업했다. ‘마이 리틀 히어로’ 이후 김성훈 감독과 이광수가 12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이광수의 실제 별명이기도 한 ‘아시아 프린스’란 수식어를 영화의 설정과 섞어 유쾌하게 풀어냈다. 극 중 강준우가 낯선 땅 베트남에서 겪는 일들을 통해 베트남 현지의 일상과 풍경, 문화를 생생히 담는데 주력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여러 음식, 도시의 활기찬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전 예고편 영상이 한국 관객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광수가 자신의 허술하고 허세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예능 속 이미지와 성격을 극 중 캐릭터에 녹여낸 모습이 국내 관객들에게도 벌써 웃음을 자아낸다는 반응이다. 이광수는 최근 김우빈, 도경수와 출연해 방영 중인 tvN 예능 ‘콩심은데 콩나서 웃음팡 행복팡 해외탐방’(콩콩팡팡)으로 한창 활약 중이기도 하다. 이광수의 화제성과 김성훈 감독의 코미디 감성,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로맨스 장르와 베트남 현지의 매력이 빚어낼 시너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의 매력을 동시에 담아내려 한 두 작품의 진가가 베트남에선 이미 입증된 가운데, 보릿고개를 겪는 11월 국내 극장가에도 조용한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