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원에 첫날밤 스냅 찍어달라”…女작가에 요구한 고객

사진작가 A씨, SNS에 고객 채팅 공개
“800만원에 첫날밤 촬영 원한다” 요구
  • 등록 2025-04-30 오후 10:58:11

    수정 2025-04-30 오후 10:58:1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최근 여성 사진 작가들을 상대로 신혼여행 첫날밤 스냅 촬영을 문의하는 고객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사진작가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문의 하나가 있다”고 운을 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사진=스레드
이어 A씨는 촬영을 문의한 한 고객과 나눈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고객 B씨는 A씨에게 “제주도에서 첫날밤 스냅 촬영을 원한다”며 “예산은 800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의뢰했다.

평균 스냅 촬영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예산을 제시하자 A씨는 “80만원이라는 말씀이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800만원”이라며 “첫날밤 촬영이다 보니 조금 높게 잡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B씨는 “우리가 허니문 베이비를 계획하고 있어 스냅으로 담아두고 싶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촬영이 아님을 직감한 A씨가 촬영은 어렵다고 거절했지만 B씨는 “비용은 조율 가능하니 촬영 한번 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수상함을 느낀 A씨가 “해본 작업이 아니어서 촬영이 어려울 것 같다. 촬영 해드리고 싶은 분 소개해 드릴까요?”라고 제안하자 남성은 “와이프가 여자 작가만 원한다”고 답했다. 이어 “와이프 분 연락처 알려주시겠어요?”라고 묻자 “와이프는 왜요?”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결국 A씨는 “촬영은 안 되겠다”며 B씨를 차단했다고 한다. A씨는 글에서 “별 희한한 문의를 다 받아본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A씨가 글을 올린 후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여성 사진작가들이 잇따라 나타나 논란이 됐다.

한 사진 작가는 “이 사람 여기저기 문의하고 다니는 것 같다”며 “내가 아는 작가도 똑같은 메시지 받았더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진 작가는 “이 분 처음에는 1000만원 예산이라고 했었다”며 “200만원 깎았네”라고 밝혔다.

사진 작가에게 의뢰한 사람이 동일인인지 확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문자 메시지 내용과 수법이 유사해 같은 사람일 거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진작가들은 범죄 목적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한편 스튜디오 촬영은 사진작가 섭외에만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200만원까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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