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폭력 피해자 국가 상대 손배소 첫 변론…소멸시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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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에게 성폭행 피해…"규율않은 국가 책임"
국가 측 "1980년 피해…소멸시효 완성됐다" 주장
피해자 측 "2023년 조사위 결정부터 계산해야"
  • 등록 2025-11-07 오후 3:42:37

    수정 2025-11-07 오후 3:42:37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성폭행당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첫 변론에서 소멸시효를 두고 공방이 이뤄졌다.

(사진=이데일리DB)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재판장 최욱진)는 7일 5·18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13명의 피해자는 하얀 바탕에 붉은 꽃이 수놓아진 스카프를 매고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이들은 당시 아무런 규율을 하지 않은 국가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원고들을 대리하는 하주희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범죄행위 중 계엄군 등에 의해 발생한 강간과 강제추행 사건으로, 도심 시위 진압 작전과 봉쇄 작전, 광주 재진입 작전, 연행·구금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군부의 지시로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에서 계엄군의 총, 대검을 동반한 폭행 협박 아래 자행됐다”며 “(국가가) 아무런 규율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오래 침묵한 이후 어렵게 국가기관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사건인 만큼 충분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 측은 이미 국가배상법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범죄 행위가 있었던 시점인 1980년 5월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배상법과 민법에 따르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불법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반면 피해자 측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이 2023년 12월 이뤄졌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23년 12월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공식 인정한 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되는 재판이다. 앞서 조사위는 계엄군의 성폭력으로 의심되는 사건 19건을 조사한 뒤 16건을 실질적 피해로 인정한 바 있다. 2018년 국가인권위·여성가족부·국방부가 공동으로 구성한 5·18 성폭력 공동조사단도 이같은 내용을 공식 확인했다.

이에 5·18 성폭력 피해자들의 모임 ‘열매’는 지난해 12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열매 측은 당시 “피해자들의 통합적인 치유와 회복의 여정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치유와 회복을 배·보상 결과로 환원하기보다 사회적 진실과 개인의 치유 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관점에서 활동을 모색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6일 변론을 속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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