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막다른 길 알아서 돌파…'오프로드 끝판왕' G바겐 전기차[타봤어요]

G-클래스 첫 전기차 'G580' 타보니
페달 안 밟아도 저속으로 경사로 돌파
동력 자동 배분해 헛바퀴도 바로 탈출
내연기관차보다 강하고 똑똑한 오프로더
  • 등록 2024-11-13 오후 5:00:00

    수정 2024-11-13 오후 7:05:54

[용인=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30도가 넘는 경사로를 밀림 없이 오른다. 전기차임에도 배터리 침수 걱정 없이 80㎝가 넘는 물 웅덩이를 돌파하고, 바퀴를 자유자재로 돌리며 제자리에서 회전해 막힌 길도 빠져나갈 수 있다.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사진=공지유 기자)
12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 인근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프로드 코스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출시한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G580)’를 시승했다.

G580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의 첫 순수전기차다. 기존 G-클래스의 상징적 요소와 기술들을 계승하면서 전동화 차량에 특화된 사양과 기능이 대거 적용됐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하부 사다리형 프레임에 결합됐으며, 118킬로와트시(kwh) 용량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인증 기준 최대 392㎞의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플로리안 호프백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고전압 배터리 개발 및 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는 “차량 하부 플레이트는 모든 지면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도록 다양한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어졌다”며 “배터리를 습기나 과열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배터리 침수 테스트를 여러 번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12일 경기도 용인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프로드 코스에서 벤츠 G580 차량이 사이드 범피 구간을 주행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이날 G580을 타고 오프로드 A코스를 주행하며 G580의 오프로드 성능을 직접 체험해 봤다. A코스는 G-클래스뿐 아니라 벤츠 SUV를 타고 이용할 수 있는 구간으로, 돌이 깔린 가파른 경사로와 통나무 범피, 진흙길, 물 웅덩이 등으로 구성됐다.

주행 모드를 오프로드로 설정하고 저단 기어(로우 레인지)를 설정하자 3단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이 활성화됐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고도 시속 약 2~3㎞, 5㎞, 8㎞로 속도를 유지하는 오프로드용 크루즈 컨트롤 기능으로, 운전자가 지형 대처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시속 2~3㎞의 느린 속도로 크롤 기능을 설정해 두고 약 33도의 돌 경사로를 올랐다. 일반적으로 저속에서 오르막을 오르기가 힘든 만큼 차가 뒤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낮은 속도로도 밀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거뜬하게 오르막길을 올랐다. 내연기관 모델인 G450d와 비교했을 때 오르막을 오를 때 G580이 확연하게 수월한 것이 느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G580 차량 실내 모니터에 구동 장치와 서스펜션 정보가 실시간으로 나오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도강 능력도 내연기관 모델보다 향상됐다. G580은 최대 깊이 85㎝의 물 웅덩이를 통과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15㎝ 늘어났다. 이날 오프로드 코스에서 70㎝가 넘는 깊이의 웅덩이 구간을 지나갈 때도 막힘 없이 주행했다.

통나무 범피 구간을 지날 때 바퀴 일부가 공중에 떴음에도 문제 없이 장애물을 통과했다. 바퀴가 공중에 떠서 헛바퀴를 돌 때 내연기관차의 경우 수동으로 기능을 조작해 동력을 배분해야 하는데, G580의 경우 전자식 디퍼런셜 락이 탑재돼 있어 각각의 휠에 있는 모터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해 준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프로스 코스 주행 이외에 전문 인스트럭터가 G580에 탑재된 G-턴(G-TURN)을 시연하는 시간도 있었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G-턴 동작 버튼을 누른 뒤 패들 시프트를 통해 회전하고 싶은 방향을 선택하면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 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차가 제자리에서 회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580 차량이 G-턴을 통해 회전하고 있다.(영상=공지유 기자)
플로리안 호프백 총괄 매니저는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네 개의 바퀴가 서로 각각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차량을 회전시키면서 막다른 길에서도 G-턴을 통해 회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은 한 번에 두 바퀴(720도)까지 돌 수 있다.

G580은 기존 내연기관 G-클래스 모델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에 더해 전기차만의 특성을 통해 더 강한 힘으로 오프로드를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차였다. 다만 헛바퀴가 돌 때 수동으로 동력을 배분해 장애물을 빠져나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직접 페달을 밟아 돌파하는 ‘오프로드 감성’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냉정한 차’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츠 코리아는 최근 국내에서 G580 한정판 모델인 ‘에디션 원’을 70대 한정으로 선보였다. 에디션 원의 가격은 2억3900만원이다. 일반 모델은 내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가 G580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메스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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