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미 통상외교는 여전히 정상·장관급의 ‘큰 협상’에 의존하고 있다. 관세 문제가 불거지면 장관이 미국으로 향하고, 이견이 커지면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찾는 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조율할 사안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문제를 모두 정상이나 장관이 풀 수는 없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큰 문제는 고위급이 맡더라도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는 실무진이 수시로 만나 조정해야 한다. 통상외교의 무게중심도 협상 타결에서 합의 관리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자동차 규제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담당 실무자가, 디지털 규제에 이견이 생기면 해당 분야 담당자가 바로 상대 실무자와 마주 앉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터진 뒤 장관이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실무진이 해결하는 통상외교가 더 강하다.
대미투자의 향후 10년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상회담을 몇 번 하느냐와 같은 숫자가 아니라 그 사이 수없이 반복될 실무 협상이 될 터다. 한미 통상외교에도 ‘이벤트’보다 ‘시스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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