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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아의 IT세상읽기]모빌리티와 미디어에 부는 ‘합종연횡’ 바람
    모빌리티와 미디어에 부는 ‘합종연횡’ 바람
    김현아 기자 2020.10.1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몇 년 안으로 우리가 쓰는 형태의 스마트폰이 사라지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클라우드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 같다.” 2018년 당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G 통신망 조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5G로 초연결 시대가 되고, 소프트웨어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가 발전하면 굳이 사진이나 동영상, 앱, 운영체제(OS) 같은 걸 스마트폰에 저장하기보다 클라우드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쓰면 된다는 얘기였죠. 이때가 되면 스마트폰은 보는 창(화면)으로서의 가벼운 의미만 갖는데 손목에 차거나, 안경처럼 쓰거나, 피부에 패치 형태로 붙이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시스코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전시회(MWC)에서 일부 VIP만을 상대로 패치 형태의 스마트 서비스를 보여줬죠. 2017년인지, 2018년인지 헷갈리는데, 당시 몇몇 기자들과 시스코 부스 앞에서 들어가려다 제지 당했던 일이 기억납니다.▲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18년 2월 22일 오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 참석해 ‘5G로 열어가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구독경제가 뜬다 유 장관의 말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스마트글라스,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롤러블폰), 클라우드, 구독경제 같은 게 뜨고 있죠. 특히 구독경제는 올 한 해 국내외 IT 업계를 휩쓴 태풍과 같았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구독경제란 자동차·가전 같은 상품이나 콘텐츠·소프트웨어 같은 서비스를 구매할 때보다 적은 금액을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넷플릭스가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한국인터넷기엽협회 출범 20주년 기념 인터뷰 영상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로 ‘구독경제’와 ‘콘텐츠’를 꼽았습니다. 여 대표는 “구독경제 산업 규모는 예측할 때마다 커지고 있고 기존의 올드 이코노미(구 경제)로 꼽히는 자동차와 가전 등 분야에서도 구독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코로나 확산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점과 케이(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하게 집중되고 있는 점은 콘텐츠 산업이 더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덧붙습니다.▲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왼쪽)과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오른쪽)가 2018년 10월 28일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카카오 제공◇구독경제를 위한 기업들 합종연횡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가처분 소득이 줄어소비를 굉장히 취향에 맞게 쪼개 주는 구독경제는 뜰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문제는 이 구독경제라는 것이 혼자 힘으로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내가 가진 상품·서비스나 기술(AI 등)만으로는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저격하거나, 편의성을 높이거나, 비용을 줄여주는데 한계라는 것이죠. 사람이 북적이는 플랫폼이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업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모빌리티, 미디어 등에서 국내외 기업 간 혈명(지분맞교환·합작사 설립 등)이 잇따르는 것도 결국 구독경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아닌가 합니다.▲CJ대한통운·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SKT-우버, 네이버-CJ도 같은 차원이번 주에 알려진 SK텔레콤과 우버의 모빌리티 분야 합작사 설립 발표나, 네이버와 CJ간 지분 맞교환 추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버는 T맵모빌리티라는 기술플랫폼 기업과 T맵택시-우버택시 합작법인에 총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네이버와 CJ는 이커머스 물류 분야(네이버-CJ대한통운)와 원소스멀티유즈 콘텐츠 분야(네이버 웹툰과 CJ ENM, 어쩌면 티빙?)에서 혈맹을 통한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지분투자 내용과 사업 협력 내용이 확정 발표되지 않았지만, 네이버와 CJ 그룹이 포괄적 사업협력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입니다.▲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15일 오후 이사회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그런데 구독경제 이야기가 왜 나오냐구요?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T맵모빌리티는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 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해 제공하는 ‘올인원 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하겠다고 합니다. 마치 ‘대중교통 환승할인제’처럼 해당 앱을 구독하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죠. 그래서 우버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씽씽(공유킥보드)등과도 제휴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쏘카와 씽씽은 SK(주)가 2대 주주인 회사들입니다.▲2020년 2월 20일, 대전 KAIST에서 산학연 인공지능(AI) 동맹인 ‘AI 원팀(One Team) 결성’ 협약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명준 ETRI 원장, 신성철 KAIST 총장, 구현모 KT 최고경영자 내정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이다.▲2020년 6월 3일,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공지능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왼쪽부터),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전홍범 부사장,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0년 5월 28일, NHN과 삼성SDS가 클라우드 사업 부문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왼쪽)과 이준호 NHN 회장이다.콘텐츠 분야는 어떨까요? 네이버와 CJ간 포괄적 협력 과정에서 네이버 웹툰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CJ ENM의 드라마·영화 제작뿐 아니라, CJ에서 분사한 뒤 HBO(워너미디어) 등 외자를 포함한 외부 자금유치를 추진 중인 OTT 티빙에 네이버가 지분을 넣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그런데 이 둘 뿐이 아닙니다. 이미 SK텔레콤은 카카오와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했고, 이를 계기로 SK텔레콤은 카카오의 웹툰, 웹소설 등을 활용한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를 제작해 OTT 웨이브 등 자사 유료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일을 추진 중입니다.여기에 디즈니+와 국내 진출을 협상 중인 KT도 티빙 투자 역시 검토 중이니, 결국 국내 미디어·콘텐츠 협력은 ‘SKT-지상파-카카오 연합군’과 ‘CJ-JTBC-네이버(또는 KT) 연합군’으로 재편될까 하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여기에 구글 유튜브의 AR·VR 협력을 강화하는 LG유플러스가 있고, 구독경제에 맞춤 서비스를 책임질 인공지능(AI )분야는 KT 주도 AI 원팀에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삼성SDS와 NHN은 구독경제 기반인 클라우드 사업분야에서 광범위한 제휴 관계를 맺었죠.상당히 복잡하죠?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돌변할 만큼 숨 가쁘게 진행될 겁니다.다만, 기업들의 활발한 제휴가 모빌리티와 차세대 미디어 분야에서 한국의 구독 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구글과 네이버의 독과점, 같은점과 다른점
    구글과 네이버의 독과점, 같은점과 다른점
    김현아 기자 2020.10.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 7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등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지만, IT 세상에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횡포’가 화두였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는 구글의 인(in)앱 결제 강제 문제와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악의적 조정 의혹이 전면으로 부상한 것이죠. 구글은 ▲내년 1월부터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려면 자기 결제시스템만 쓰도록 의무화했고(수수료 30% 강제), 네이버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검색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사 상품·서비스(스마트스토어 상품, 네이버TV 등)를 검색결과 상단에 올린 혐의로 과징금 267억 원(쇼핑 약 265억 원, 동영상 2억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국회에서는 두 사건 모두, 국내에서 활동하는 거대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거래·이용자 이익저해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법이든·제도든 뭔가를 만들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들 하죠.구글과 네이버, 모두 플랫폼 독점 기업그런데, 저는 두 사건이 언뜻 보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다른 성질의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슷한 점은 두 회사가 ‘플랫폼 독점 기업’이라는 사실입니다. 구글은 운영체제(OS)의 독점력을 기반으로 검색, 앱마켓, 유튜브, 브라우저 등을 아우르며 지배력을 전이하는 모양새죠. 반면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알고리즘 조정이란 방법을 통해 쇼핑 시장, 뉴스 시장의 공정 경쟁을 해쳤는가가 논란입니다.(네이버는 알고리즘 개선은 검색 품질 향상을 위한 일련의 조치였다며 공정위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만.)하지만 구글의 독점은 OS까지 포함한 강력한 것이고,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독점은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이뤄지는, 흔들리는 것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플랫폼별 주요 앱 가격 비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국내 앱마켓별 매출 및 시장점유율 현황(출처: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이데일리 문승용 기자]OS 독점과 국내 검색 1위의 차이구글의 안드로이드는 PC OS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독점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공정위는 2005년 윈도에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 등을 결합판매(끼워팔기)했다는 이유로 MS에 시정조치와 과징금 330억 원을 물렸는데, 구글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OS인데다 기본적으로 무료여서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돈을 받는 윈도와는 다르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구글이 자사 앱마켓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만 허용하려는 것이나 ▲2년 정도인 휴대폰 교체주기를 고려했을 때 이용자는 안드로이드외에 다른 모바일 OS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 ▲삼성이나 LG 휴대폰을 사면 구글 앱마켓(구글플레이)이 선탑재 돼 있다는 점 ▲구글플레이의 앱마켓 시장점유율은 60%를 넘는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구글의 모바일 OS 독점 문제 역시 심각하다고 생각됩니다.▲네이버 검색 화면검색 독점은 어떨까요? 인터애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구글 92.54 %, 빙 2.44%, 야후 1.64%, 바이두 1.08%, 네이버 0.07% 등으로 세계 시장에선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국내에서는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1위이지만 하락 추세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검색이 뜨고 있기 때문이죠. 유튜브는 안드로이드 폰을 사면 선탑재된 앱이기도 합니다.2020년 2월 현재, 네이버는 56.8%로 1년 전보다 3.14% 포인트 하락했죠. 하지만, 구글은 34.82%를 기록해 0.34% 포인트가 올라 2위를 차지했고 다음(6.42%), 줌(0.79%) 순이었습니다. 구글에 의해 흔들리긴 하지만, 아직 국내 검색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1위 기업인 것은 분명합니다. 토종 플랫폼 싹을 죽이지 않을 ‘전략적 규제’ 필요이용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스스로 독점을 향해 나가는 속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용자가 만족하면 더 많이 찾게 되고 더 많이 이용자가 찾는 곳에 공급자가 줄을 서는 모습이 반복되는 형태이지요.그래서 기존의 법질서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논란에 휩싸인 앱마켓 자사 결제 강요만 해도, 구글과 애플이 2008년 처음 앱마켓을 출시했으니 이제 겨우 12년이 된 초기 서비스이지요. 또한 처음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나왔을 때에는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통신사가 골라 위로 올려주는 앱이 아니라, 내 맘대로 앱을 쇼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모바일 생태계의 중심에서 스마트폰 시장을 키웠죠.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플랫폼 규제는 예전 산업에서의 규제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합니다.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에 쏠리는 부의 이동을 고려하면, 플랫폼 독과점 기업 움직임 하나하나에 세심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역시 설득력이 있습니다.특히 유럽과 달리 네이버, 카카오, 원스토어 같은 토종 플랫폼의 경쟁력이 아직 남아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토종 플랫폼의 경쟁력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전략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장이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 효과를 묻는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국회의사중계시스템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방통위와 공정위가 실태점검에 들어갔고, 국회는 좀 더 명확한 법 적용을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까지 검토 중입니다. 30% 수수료가 이용자의 앱 가격 인상까지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찬성합니다.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악의적 조정 의혹은 일단 공정위에 대해 네이버가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니, 사실 여부를 법원에서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 말대로 네이버가 알고리즘을 바꿔 자사 스마트스토어만 우대했는지, 네이버 말처럼 의도적인 게 아니라 알고리즘 변경은 검색 품질 향상을 위한 것이었는지 가려질 테지요.다만, 국회에서의 주장처럼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 자체를 외부에 공개’하거나 정부(과기정통부)가 ‘알고리즘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고 사회적 혼란만 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 기업에게 알고리즘은 지적재산권이어서 구글 역시 알고리즘의 구성요소만 공개하고 있죠. 정부가 설사 알고리즘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만든다해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네이버 랭킹뉴스 폐지에 거는 기대
    네이버 랭킹뉴스 폐지에 거는 기대
    김현아 기자 2020.09.2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네이버의 현재 모바일 뉴스 화면과 향후 개편 예정 화면. (사진=네이버)한국 뉴스의 블랙홀(Blackhole)이 돼 버린 네이버 포털 뉴스가 확 바뀐다는 소식입니다.네이버에서 ‘분야별 랭킹뉴스(많이 본 뉴스)’가 사라진다고 하죠. 지난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뉴스 카테고리에서 섹션별·연령별 기사 랭킹을 폐지하고 언론사별 랭킹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언론사에 관계없이 △종합,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세계, IT/과학, 포토, TV 분야에서 매일 시간대별로 ‘섹션별 많이 본 뉴스 30개’를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별 많이 본 뉴스 10개’를 보여줬는데, 다음 달부터 이것들은 사라지고, 대신 ①각 언론사의 가장 많이 본 뉴스 1건을 제공하는 ‘언론사별 가장 많이 본 뉴스’로 바뀐다고 합니다. 또 ②어떤 기사를 읽었을 때 함께 보이던 ‘언론사 전체 랭킹뉴스’도 사라지고 ③기자페이지는 기자 본인이 직접 기자페이지의 프로필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자 개개인의 개성과 전문성을 존중해 나간다고 합니다.연성뉴스, 낚시성 제목 줄어들듯 저는 네이버가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지만 네이버 랭킹에 포함되기 위해 언론사들은 탐사보도보다는 연성뉴스에, 기사의 품질보다는 낚시성 제목에, 특종보다는 속보(비슷한 제목의 기사)재생산에 더 신경 썼던 게 사실입니다. ‘많이 본 뉴스’라는 게 클릭 수로 집계되고, 클릭수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여서, 뉴스에 자신의 지향을 담는 작업은 아무래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죠.기자들 취재 환경도 좋아져그런데 클릭 수로 언론사를 줄 세우는 ‘랭킹뉴스’가 사라진다니, 기자로서 더 차분히 어떤 사안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취재 환경이 됐다는 기대가 큽니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랄까요.네이버가 ‘랭킹뉴스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날, 저녁에 만난 지인 기자는 ‘그래도 효과를 믿기 어렵다’고 의심하더군요. 랭킹뉴스는 폐지됐지만 언론사별 랭킹뉴스는 남아 있으니 부담이라는 것이죠. 네이버는 A언론사, B언론사, C언론사 등 각 언론사에서 많이 본 기사 1건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이 기사가 연성뉴스나 낚시성 제목 뉴스라면 창피하다는 얘깁니다.뉴스 구독경제 전면화 되면 확증편향 우려도첫술부터 배부를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언론사들과 네이버는 독자들을 ‘편하고 충격적이기만 한 뉴스 소비’로 이끌어 당장 ‘다소 불편하지만 다양한 뉴스 소비’로 바뀌긴 쉽지 않겠죠. 기자로서도 ‘포털형 뉴스’ 대신 ‘내 뉴스’를 제대로 만들어 내야 하는 책임이 커졌습니다. 부담이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스스로 좋은 뉴스, 내 몸에 맞는 뉴스를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뉴스 구독경제’ 추세로 더 앞당겨지겠죠. 네이버의 언론사·기자페이지 구독에 이어, 카카오도 연내 ‘뉴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니 어떤 서비스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이때가 되면 기사의 품질하락보다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확증편향을 더 걱정해야 할 지도요.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개인별 이용시간에 근거해 만들어진 유튜브 추천 시스템(알고리즘)이 진보와 보수를 극단적으로 가르는 사회적 분열을 확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 [김현아의 IT세상 읽기]혈세 들어가는 5G 업무망, 국산 기지국 지켜봐야
    혈세 들어가는 5G 업무망, 국산 기지국 지켜봐야
    김현아 기자 2020.09.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국가 대전환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의 ‘5G 사업분야(5G 업무망과 5G 모바일에지)’에 노키아 장비 종속 우려가 제기된다는 이데일리 보도(3일)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일 설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이동통신사업자는 5G 시범사업과 관련하여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 장비를 활용할 계획임을 표명했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사실,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과기정통부 공무원의 언급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정부와 수주 사업자(KT와 LG유플러스)들의 해명이 국산 기지국 장비(삼성) 활용에 대한 약속 없이 두루뭉술에 그쳐 우려되는 점을 정리해 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5G 업무망 사업은 당장은 1단계 실증에 불과하나, 내년부터는 기지국 구축이 의무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와 통신사 해명은 공식 문서로 남긴 점은 의의가 있지만 부족합니다. 특히 이 사업의 전체 수행기간(협약일로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을 고려했을 때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자, 하나하나씩 풀어볼까요.①과제 기간은 내년까지..절반 그친 과기정통부 해명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표한 ‘정부업무망 모바일화 레퍼런스 실증(5G 업무망)’ 공모안내서에 따르면 이 사업은 1차년도(올해 말)과 2차년도(내년말)로 구성돼 있고, 과제기간을 ‘협약일로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로 돼 있습니다. 일단 올해 각 프로젝트당 97.5억원(총 5개 프로젝트)을 쓰고, 내년에는 각각 95억 내외를 주는 과제입니다.그런데 정부 설명자료에는 1차년도 사업만 중심으로 해명돼 있습니다. 바로 ‘본 사업은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아닌 5G 기술과 융합서비스를 실증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사업자들은 1,2차 년도 사업을 두고 과제 계약서를 쓰는데, 과기정통부는 스몰셀 중심의 1차년도만 해명한 셈입니다. 1,2차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KT가 수주한 과기정통부 업무망 프로젝트만 봐도 요청서에 ‘2020년도에는 28㎓ 기지국 구축을 권고하며, 2021년도에는 28㎓ 기지국 구축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정부 설명자료에는 ‘기지국을 추가로 설치하는 게 아니다’라고 해서 헷갈리게 했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차 년도 사업은 1차 년도 사업을 평가해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지만 △이통3사가 정부 프로젝트를 하다가 중간에 탈락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 △과제 제안서를 받을 때 올해뿐 아니라 2021년 추진계획 및 성과목표(성과지표 포함)를 반드시 함께 작성하도록 안내했다는 점에서 한계입니다. ▲정부업무망 모바일화 레퍼런스 실증’ 공모안내서 중 과기정통부(수요기관) 과제신청 요청사항 중 일부②통신사 해명도 미흡..기지국 부문은 국산화 약속 안 해기사가 보도된 후 KT는 이데일리에 역시 비슷한 해명을 했습니다. KT는 이번 ‘5G 업무망 시범사업’에서 총 5곳 중 3곳을 수주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세종시·한국철도공사 모두 노키아 장비를 쓰는 지역이지요.이에 대해 KT는 “5G 업무망과 MEC에서 총 120억원이 사업예산인데, 이중 장비와 설비투자가 58억원이고 쪼개보면 코어망/스몰셀/라우터 단말 등에서 국내 장비를 도입하고, 외산 계측기와 측정장비쪽에서 11억원을 쓴다”면서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사업 역시 총 395억원이 사업예산인데 KT가 출연한 80억원에서 6억 정도의 외산 기지국 장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정부 설명대로 2021년 말까지의 과제를 전체로 설명한 게 아니라, 올해 말까지의 실증 사업에선 기지국 추가 구축이 거의 없고 있는 것도 자체 예산으로 쓰며 나머지 장비들은 대부분 국산을 쓴다고 해명한 것입니다. 이는 ‘이동통신사업자는 본 사업의 추진과 관련해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의 장비를 활용할 계획임을 표명했다’는 과기정통부 설명자료와 같습니다.하지만 KT 역시 과제 제안서에서 내야 하는 2021년도 기지국(28㎓)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즉, 국산 기지국을 쓸 것인가는 여전히 물음표인 셈입니다.③NIA 중재 통할까..혈세 들어간 5G 업무망, 국산 기지국 여부 지켜봐야이데일리가 해당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5G 업무망과 5G MEC에 주목했던 이유는 단순히 노키아 장비를 국민 혈세로 사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국가·공공기관 업무환경을 유선에서 5G 모바일 환경으로 대전환하고, 5G 인프라 조기확충 및 신산업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28㎓ 주파수나 MEC를 제대로 활용한 사례가 없어 세계 시장으로 가는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그렇다면, 노키아 지역이라도 5G 업무망 기지국은 우리나라 제품(삼성전자)으로 바꿀 순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현재의 5G 기술방식이 LTE 연동형이라 5G 업무망 기지국 역시 KT나 LG유플러스의 경우 LTE와 5G에서 채택한 노키아를 쓰는 게 편리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바꿀 수 있습니다. 실제로 KT와 LG유플러스는 사업전담기관인 NIA에 투자비 증가와 운용상의 문제로 난색을 표했지만, NIA는 중재 노력을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 역시 LTE 기지국은 국가 사업인 만큼 무상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요.아직, 5G 업무망과 관련해 통신사들이 장비 계획(2021년까지)을 제출한 것은 아닙니다.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사고 전환을 기대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방통위원장 전화, 권언유착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방통위원장 전화, 권언유착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김현아 기자 2020.08.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의 3월 31일 보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 아는 걸 넘어 기획까지 관여한 것 아니냐를 두고 의심이 잇따르고 있습니다.사건의 발단은 조선·중앙 일보가 ‘(한상혁 위원장이 권경애 변호사에게) MBC 보도가 나가기 전 한 검사장을 내쫓는 보도가 나갈 것이라고 전화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고, 통화한 시간이 보도 시점(3월 31일 오후 8시경)보다 늦은 3월 31일 오후 9시 9분경임이 밝혀졌음에도 논란은 여전합니다. 보수 논객들은 종합편성채널에 나와 계속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래통합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고발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일 자체를 뭐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권경애 변호사가 보도 이후 시간 착오는 인정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위원장이 한동훈 검사장을 쫓아내야 한다고 말한 건 맞고 권언유착 가능성을 의심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일개 장관’ 발언 가능하듯 한상혁 정치적 의견 밝힐 수 있어그런데 저는 이 사건의 주어를 달리해 보면 우리 사회의 편 가르기 문화가 빚은 해프닝에 가깝지 않은가 합니다. 방송 정책을 관장하는 방통위원장이라도 사적인 공간에서 지인에게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순 있는데, 나와 생각이 다르면 일단 분통 터져 하는 문화가 일을 키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죠.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간 녹취록에서 ‘일개 장관’이라는 한 검사장의 발언에 추미애 법무무 장관이 ‘자괴감’을 언급하며 발끈한 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사적인 공간에서 공무원(한동훈)도 장관(추미애)을 비판할 수 있듯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한상혁)역시 정치적인 견해를 밝힐 수 있는 것 아닐까요?그래서 이 사건이 ‘권언유착’이 되려면 보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한 게 아닌가 합니다. 통화의 본질은 정치 토론..권 변호사는 사과문자 하지만 지금까지는 ①통화 시점이 MBC 보도 이후였다는 점(사전 인지했다는 것은 오보)②통화한 계기가 3월 26일경 권 변호사의 부재중 전화에 대한 콜백이었다는 점(통화의 본질이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에 대한 토론이었다는 점)③권 변호사의 글이 ‘한동훈을 내쫓을 것’이라는 주장에서 ‘한동훈을 내쫓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바뀐 점(권 변호사 기억의 부정확성이 의심되는 점) ④조선·중앙 보도 이후 권 변호사가 한 위원장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는 점(자신이 보도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언급한 점) 정도만 드러난 상황입니다.그 외에 권경애 변호사가 왜 권언 유착 가능성을 거두지 않느냐, 방통위원장은 MBC 보도 직후 A검사장이 한동훈인 줄 어떻게 알았는 가라는 논란은 있지만, 이는 의견이 다를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평소 논쟁에서 지기 싫어하는 권 변호사 성격 때문이라고 볼 수도, 권언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정의로운 폭로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A검사장의 실체를 통화 당시 한 위원장이 알게 된 경위 역시 오래 법조계에 몸담아온데다 방송을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그럴 수 있다는 의견과, 실명이 아니었는데 알았다면 보도 내용에까지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조선·중앙 보도 언중위 심의로다만, 이런 정황만으로 권언유착의 증거라 말하기는 어렵죠. 한상혁 위원장은 조선·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상혁 위원장과 권경애 변호사 간 통화는 자체로는 해프닝일 수 있지만, 채널A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으로 촉발된 검언유착, 권언유착 논란에 방통위가 휩싸인 일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공세 속에서 국내 미디어·콘텐츠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인데, 정치의 한복판에 방통위가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검언유착도 권언유착도 사실 확인보다는 이미 정치적인 프레임이 돼 버린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유심으로 카톡 들여다 보기가 ‘감청’인 이유
    유심으로 카톡 들여다 보기가 ‘감청’인 이유
    김현아 기자 2020.07.3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유심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를 압수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까지만 해도, 선뜻 이유가 짐작 가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에 넣는 얇고 작은 유심에는 나의 이동통신 가입인증 정보나 교통, 신용카드 기능 등이 들어 있지만, 그것만으로 지금까지 내가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 내역, 메모까지 들여다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른 휴대폰(공기계)에 장착해도 오래된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은 보는 게 제한되죠. 우리가 유심으로 기기변경을 할 때 먼저 기존 내 휴대폰 카카오톡 창에서 대화 백업을 선택하고 백업 비밀번호를 만들어 예전의 대화 내용을 복원해 두는 것도, 자칫 휴대폰을 바꿨다가 예전 카톡 내용이 날아간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같은 이유로 수사기관들도 유심 압수수색보다는 휴대폰 압수수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휴대전화기를 가져와 비밀번호를 풀고 포렌식 작업을 하는 게 낫다고들 하죠.▲한동훈 검사장(왼쪽)과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1부장유심 압수한 수사팀, 공기계로 한동훈 카톡 비밀번호 바꿔그런데, 정진웅 형사1부 부장검사가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유심을 압수해 갔고, 수사팀은 이렇게 확보한 유심을 2시간 30분 이후 법무연수원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하죠. 그 사이에 한동훈 검사장의 카카오톡 비밀번호가 바뀐 것으로 전해집니다.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원래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텔레그램 사용 내역을 확인하려 했으나 접속에 성공하지 못했고, 대신 카카오톡 비밀번호를 바꿔 새롭게 카카오톡에 로그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한마디로 유심 압수수색을 통해 피의자(한동훈 검사장)의 카카오톡을 들여다봤다는 얘기입니다.▲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1부장이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중이다. (사진=서울중앙지검)압수수색 영장 목록만 봤다지만..감청 영장 필요하다수사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유심을 이용한 우회 접속 목적이 적시됐고, 유심카드를 압수한 2시간 30분동안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자료만 특정해 봤으니 문제가 없다는 게 서울중앙지검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①유심으로 본인확인을 받아 카카오톡 비밀번호를 바꾸고 카톡에 로그인하는 순간 모바일 메신저의 특성상 한 검사장과 지인들이 주고받는 모든 톡들을 볼 수 있다는 점(실시간성)②공기계에 유심을 꽂는 순간 실시간으로 오는 지인들의 이통사 문자메시지(SMS)도 수사팀이 모두 볼 수 있다는 점 ③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고 감청 영장도 없어 위법수집 증거 논란이 있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카톡과 SMS는 서버와 단말기 간 통신으로 통신은 한동훈 검사장에게 보내는 것인데 (수사팀이)이를 가로챈 것이어서 감청이 맞다”면서 “이런 수사는 감청과 압수수색이 섞여 있어 (수사팀은)유심 압수수색 영장과 감청 영장을 모두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현행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감청(통신제한조치)은 법원 영장이 기본이고 국가안보 위협이나 사망·상해 범죄 등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만 법원 허가 없이 감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 검사장 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죠.이에 따라 수사팀이 엿본 한 검사장의 카카오톡 증거는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지난 28일, 대법원은 절도 혐의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물을 발견하고 뒤늦게 임의제출 동의를 받은 경찰의 수사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나타낸 수사보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얘기죠. ▲2013년 10월 13일,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며 향후 감청 영장 요청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법적인 책임도 이 대표 본인이 모두 감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취지는 예전에는(이용자의 메시지를) 일주일씩 모아 제공했지만 법을 엄격히 해석하면 (감청은) 과거 메시지를 모아 넘기는 게 아니라 실시간 감청 장비를 갖춰 제공하는 게 맞는데, 감청 영장이 미래에 주고받을 메시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버에 저장된 과거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은 거부하겠다는 취지다. 실시간 감청 장비에 대해선 “그런 장비를 도입할 능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이 대표는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앞으로 서버 저장 기간이 2~3일로 줄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무분별한 디지털 증거수집 도마위..코로나19 기지국 정보수집 헌법소원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으로 확보한 유심을 이용해 피의자의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들여다 보는 행위(감청)는 현행법(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별도의 감청 허가 영장이 필요하죠.그렇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그 지역에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광범위하게 국민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정보를 요청하고 수집하고 처리하는 행위는 어떻게 보시나요?얼마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코로나19 관련 이태원 기지국 접속정보 처리 및 동의 없는 위치추적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정부가 이태원 방문자들의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의 법적근거라고 말하는 ‘감염병예방법’의 조문이 헌법 심판대에 올랐죠. 청구인은 4월 말 친구들과 이태원 인근 식당을 방문했는데, 5월 18일 서울시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확진자가 발생한 클럽이나 인근 클럽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 자신의 이태원 방문 정보가 무단으로 보건복지부장관 등에게 제공돼 서울시로부터 검사를 권고받아 고통받았다고 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혹시 모를 감염 위협에 대비하라는 친절한 정보로 볼 수도 있지만, 청구인은 지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를 두고 괴로웠다고 하죠. 문제 되는 시점에 이태원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염병의심자에 해당한다며 자신의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를 수집한 것은 ①헌법상의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고 ②과도한 정보수집(기지국 접속정보 수집)으로 기본권 침해라는 게 청구인 입장입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기지국 정보가 수집, 처리된 국민은 1만 905명에 달한다고 하죠.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분명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민변 등은 기지국 접속정보 처리 방식이 아니라, 정부는 이태원 클럽 출입 명단과 익명검사의 확대 등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우리 헌법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국가 감염병 사태라는 비상 정국에서 국가 공권력 행사의 적법성을 따지는 중요한 사건임에는 분명합니다.심지어 코로나19 관련 기지국 정보 수집과 활용도 이런 논란이 있는데, 유심 영장만으로 맘대로 카카오톡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중앙지검 수사팀의 생각은 너무 안이한 게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LG유플러스에서 화웨이를 걷어내라고요?
    LG유플러스에서 화웨이를 걷어내라고요?
    김현아 기자 2020.07.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미 국무부가 LG유플러스를 콕 짚어 “중국 화웨이 장비를 빼달라”고 언급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제기하는 보안 우려에 공감하는 네티즌들도 있지만, 적어도 IT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기술이나 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라고 보고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에,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핵 위기 속에서 한미동맹을 통해 안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중협력을 통해 경제적인 실익을 얻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죠.현재 한국 정부 스텐스는 “기업이 결정할 사안”현재 정부의 스탠스는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안전한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민간 분야와의 협력을 포함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 중”이라며“민간 부문 장비 도입은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도 “잘 아시는 것처럼 5G에서는 보안이 제일 중요하다”며 “정부는 5G보안협의회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기종 선정은 통신사업자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외교부는 오는 28일 청와대, 국무조정실, 과기정통부 등 10여개 부처와 함께 격화되는 미·중 갈등에 대비해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한다고 하니, 이후 결과가 주목됩니다.미 국무부 “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빼라”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주장했죠. 그는 LG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인센티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아마도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미국 부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①화웨이=중국 공산당 감시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증거가 있다면 전 세계 전송망 장비 대부분을 걷어내야 한다는 점)②내정 간섭이자 한국 기업의 경영활동 자유 침해 ③실제로 LG유플러스에서 화웨이를 걷어낸다면 수 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라고 판단합니다.증거부족 정치논리에 국내 기업 수 조원 피해 봐야 하나물론 이번 홍콩보안법 제정 과정 등을 보면 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후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사회체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중국 회사인 화웨이가 백도어(뒷문)를 통해 고객사 통신망에서 오가는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길 것이라는 얘기는 의심은 할 수 있지만 증거는 없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미국 정부의 전 세계 감청 실태를 폭로했으니 미국의 IT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쓰면 위험하다는 게 되지요.또한 전세계 전송장비 대부분을 화웨이나 ZTE가 공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트레이어 부차관보 주장대로 글로벌 통신망에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빼야 한다면 이를 모두 걷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이지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작성한 아래 표를 보면, 2017년 기준 글로벌 통신사업자용 이동통신기지국 장비 시장뿐 아니라 유선가입자망 장비와 백본장비 등의 시장에서도 화웨이가 1위입니다. 미 국무부 부차관보의 발언은 한국 민간 기업(LG유플러스)의 경영활동에 외국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점에서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정부 간 협상장이 아니라 언론을 상대로 한 공개적인 화상브리핑을 활용한 것은 협의가 아닌 협박에 가까워 보입니다.사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민간 기업들이 뜻하지 않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미국이 요구한 대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걷어낸다면 수 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일단 5G만 걷어내는 건 수천 억 수준일 수 있지만, 현재 서비스되는 5G 장비는 LTE 연동형(NSA)이어서 이미 보급된 단말기 교체 이슈가 발생한다는 이야깁니다.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풀린 단말기는 NSA만 지원해 LTE 신호를 잡은 상태에서 5G를 붙이는데 제조사들이 기존 단말기에 대해서는 NSA에서 SA(5G 단독모드)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주지 않아 화웨이 장비를 뺀다면 새롭게 5G 단말기까지 공급해야 하는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아프리카와 유럽을 발판으로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는 화웨이에 악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 조치 이후 최근 영국은 화웨이 장비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기존 정책을 뒤집고 화웨이의 5G 이동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하고 2027년까지 기존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결정했고, 프랑스도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죠.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으로 답답한 상황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쿠팡 대리점 진출과 디지털뉴딜
    쿠팡 대리점 진출과 디지털뉴딜
    김현아 기자 2020.07.1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정부가 지난주 코로나19 비상경제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이라는 국가 대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같은 감염병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으니 비대면에 적합한 디지털경제를 앞당기고, 기후변화와 감염병 위기간 유사성이 커지니 그린경제로 나가자는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신산업 일자리도 만들 수 있고, 우리나라가 선도할 가능성도 있으니 정부 재정을 앞당겨 투입해 경제사회 전반을 확 바꾸자는 이야기입니다. 2020년 추경부터 2025년까지 총 160조 원을 투자한다고 하죠. 정말 엄청난 예산입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재교육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사회안전망 사업비도 160조 원 중 28.4조 원을 잡았죠. 하지만 한국판 뉴딜, 그 중에서도 ‘디지털 뉴딜’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총론은 환영하지만, 정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과거 정부의 ‘창조경제’나 ‘녹색성장’처럼 구호에 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여전히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의 경우 특히 더 그렇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끌어안고 있으며 직접 통신 요금(소매 요금)을 통제하는 보편요금제를 공식적으로 버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익단체인 택시업계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타다금지법까지 통과시켰죠.쿠팡 휴대폰 유통 진출에 유통인들 반발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디지털 뉴딜’을 발표한 지난 15일, 국내 최대 e커머스 업체 쿠팡이 휴대폰 유통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습니다.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휴대폰 대리점 계약 승인을 얻어 휴대폰 대리점 코드를 확보하고 ‘로켓모바일’을 시작한 것이죠. 이제 소비자들은 쿠팡에서 사고 싶은 휴대폰을 고른 뒤 통신사를 선택하면 요금제 선택창이 나오고 이후 선택약정 요금할인 24개월, 12개월, 공시지원금할인 등 원하는 할인 방법을 고를 수 있죠. 주문을 완료하면 쿠팡의 개통센터를 통해 주문 확인 상담 및 개통이 이뤄집니다. 여기에 로켓 배송도 이뤄지죠.쿠팡의 휴대폰 유통 본격화는 최 장관이 말하는 디지털 뉴딜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휴대폰과 통신사 가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를두고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서는 골목상권 소상공인을 죽인다며 KT와 LG유플러스 CEO 면담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습니다.디지털 뉴딜을 한다는 정부 정책이 본격화될수록 아마 오프라인 유통이나 서비스들은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IT 기술 도입을 지원한다지만, 비대면 서비스에 중소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올라타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SK텔레콤이 내 위치와 가장 가까운 기존 오프라인 유통점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 연결해 배송해주는 ‘바로도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점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보입니다. 갈등 해소에 ‘한걸음씩’ 언급한 최기영 장관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코로나19로 2년간 일어날 디지털 변화를 2개월만에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변화가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는 것이죠. IT솔루션을 이용한 재택근무나 온라인 개학이 일상화될 줄 몰랐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의료나 법률, 숙박 등에서도 비대면이나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돼 기존 질서를 위협할 것으로 보입니다.그리고 그 와중에 기존 일자리를 계속 줄어들겠죠. 정부가 디지털뉴딜로 2025년까지 만들겠다는 90.3만 개 일자리는 디지털뉴딜로 사라지는 일자리를 빼야 계산이 정확할 겁니다. 그런데 범정부 디지털 뉴딜의 담당부처인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도 사라지는 일자리를 묻는 질문에 숫자를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없어지는 일자리가 많지 않겠냐. 없어지는 만큼, 일자리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이니 고용 보험도 필요하다. 재교육, 평생교육 등이 한국판 뉴딜에는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만 했습니다.2025년까지 디지털로 사라지는 일자리를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데이터 라벨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처럼 만들어질 일자리를 세는 것보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양보 넘어서는 디지털경제 리더십 필요하지만 그런 점을 이해해도 제2의 타다 논쟁이 불가피한 디지털 뉴딜에서 갈등 해소 대책으로 ‘한걸음씩’을 언급한 것은 매우 실망입니다.최 장관은 디지털 혁명이 불러올 갈등에 대해 해소책을 물으니 “사회적 갈등은 어려우면서도 조금씩 양보하면 가능할 것으로생각한다”며 “한걸음이라는 정책을 추진중”이라고 했습니다. 온화한 그의 성품이 드러나는 말이기도 하지만, 뉴딜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긴급하고 중요한 정책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엔 부족합니다. 사회적갈등해소를 위해 국토부가 주도한 모빌리티 혁신도 당시는 ‘서로 양보’라는 키워드로 움직였고, 결국 멀쩡하게 서비스되던 타다를 금지하는 법안 통과로 결론 났기 때문입니다. 중간 지대에 어정쩡하게 있거나 힘센 곳의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미래 세대를 먹여 살릴 산업 구조를 앞서 디자인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적극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소외받는 사람은 디지털 포용이라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끌어안고요.
  • [김현아의 IT세상읽기]자꾸 복잡해지려는 단통법
    자꾸 복잡해지려는 단통법
    김현아 기자 2020.07.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시장 경제를 부인한 입법 의지 과잉이었을까요. 2014년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더이상 덧칠을 해도 밑그림을 망쳐 회복이 불가능한 그림 신세가 돼 버렸습니다. 시행 당시에는 휴대폰 지원금 공시제와 부당한 이용자 차별 금지를 통해 ‘호갱님(어수룩해서 속이기 쉬운 손님)’을 없애고 유통구조를 혁신하자는 취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용자에게 정확한 상거래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는 퇴색했고 단말기를 싸게 팔면 불법이 되는 이상한 상황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KISDI·업계 단통법 개선안 실망지난 10일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이동통신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학술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업계·유통인들과 진행한 협의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단통법 개정 방향’을 발표했죠. 주요 내용은 ①공시지원금의 합리적 차별 허용, 추가 지원금 폭의 확대 , 지원금 공시 주기 단축 등 단통법 유지 속 경쟁 촉진 방법과 ②휴대폰 유통점이 받는 장려금까지 규제하고, 커뮤니티·쇼핑몰·네이버 등 온라인 중개서비스 회사들이 불법 지원금 광고 등을 한 판매점에 대해 단통법 위반시 조치 요구를 할 수 있는 근거마련 등입니다.한마디로 단통법 논란이 뜨거우니 예전보다 경쟁은 조금 풀어주고, 법적 안정성을 위해 도매 시장 규제는 강화하겠다는 얘기죠.하지만, 협의회 결론대로 현재 번호이동과 신규가입·기기변경 시 똑같이 받아야 하는 지원금을 번호이동때 더주게 허용한다든지, 유통점이 자율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을 공시지원금의 15%에서 더 넓힌다든지, 지금은 1주일에 한번만 공시하는데 이를 1주일에 두번한다든지 하는 것으로 단말기 유통시장 경쟁이 활성화될지는 의문입니다. 정부든, 국회든 아니 알파고가 나선다고 해서 어느정도로 규제를 완화해야 단통법 시행 전보다 얼어붙은 단말기 유통시장 경쟁이 활성화돼 소비자들이 가격경쟁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경쟁을 촉진하겠다면서 기업간 거래인 장려금까지 규제하고 온라인 시장의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점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접촉)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 법은 오히려 온라인 판매 중개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강화하려 하기 때문입니다.단통법 폐지 논의 시작할 때이제 단통법 폐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비판이 나오면 땜질하는 식으로 단통법을 손질하는 것으론 해결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경쟁법 전문가인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통법 시행 이후에도 이용자 차별이라는 문제는 사라진 적 없다”면서 “지원금 상한제나 논의 중인 장려금 규제가 제대로 준수되기 어렵고 특히 장려금 규제는 경쟁 촉진이나 이용자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단통법은 왜 유지돼야 할까요? 단통법이 시행돼 이동통신회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일부 통제하고 정부가 원하는 설비투자나 서비스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단말기 재고나 총알(마케팅 비용)이 부족해지면 정부의 단통법 규제를 끌어들인 통신사마저 있었죠. 하지만, 언제까지 통신사들이 정부나 법에 경영 계획을 의지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TV도 노트북도 어떤 시장에서도 법으로 유통 방식을 강제하진 않습니다. 국민 안전이나 환경 문제 등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요.21대 국회에서는 단통법이 꼭 폐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통법을 폐지해 휴대폰 가격 경쟁을 전면화하고, 중소 유통점과 통신사·제조사간 거래에 대해선 공정거래법으로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하는 게 어떤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신서비스 가입과 유통을 분리하는 휴대폰 완전자급제를 찬성하지만, 이 부분 역시 법으로 하는 게 단통법처럼 예상치 못한 피해를 줄지 걱정됩니다. 단통법 폐지를 전제로 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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