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양희동

기자

양희동의 타임머신

  • [양희동의 타임머신]`스마트폰` 킬 더 `디지털카메라`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20년 간 카메라 사업을 이어온 올림푸스가 다음달 말 국내 카메라 판매를 중단하고 철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올림푸스는 지난 2000년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국내에서 카메라 사업을 시작했고 일명 ‘똑딱이’라 불리던 디지털컴팩트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당시 원조 SNS인 ‘싸이월드’가 인기를 끌며 국내에 똑딱이 열풍이 불었고, 올림푸스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2003년 ‘마이 디지털 스토리’란 콘셉트로 감성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4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니콘, 소니, 캐논 등 카메라 ‘빅(BIG)3’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배우 전지현이 2003년 출연한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 방송 광고. (사진=광고 갈무리)◇‘NX시리즈’로 삼성 한 때 미러리스 2위…2015년 사업 중단올림푸스를 포함해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 열풍을 일으키면서 삼성도 2008년 본격적으로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은 그해 11월 6일 카메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인 ‘삼성디지털이미징㈜’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삼성디지털이미징은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인 ‘NX 시리즈’를 시장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또 이듬해인 2010년엔 삼성전자(005930)가 삼성디지털이미징을 4월 1일 자로 흡수 합병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로 정식 편입시켰습니다.당시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 편성을 통해 TV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 영상관련 제품 간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었습니다. 또 2012년까지 디지털카메라 매출을 5조원으로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1위에 올라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습니다.이런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에는 카메라 마니아였던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카메라 사업 일류화’를 주문하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NX시리즈 라인업을 확장해나갔습니다. 그리고 한 때 소니에 이어 국내 시장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가 2011년부터 세계 1위에 오른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몰락시키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에 흡수해 ‘무선이미징사업팀’으로 격하했고, 2015년 출시한 ‘NX500’을 마지막으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또 2016년엔 카메라 연구 전담 조직까지 없애고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 조직으로 전면 재편했습니다.삼성전자의 NX시리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국내 시장에서 소니와 수위를 다퉜던 만큼 사업 철수 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존재는 우리 소비자들에겐 남다른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결국 삼성전자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은 철수 결정 5년 뒤인 올해 올림푸스의 카메라사업 철수가 방증한 셈이 됐습니다.일본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2015년 3539만 5000대에서 지난해 1521만 7000대로 ‘반 토막’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또 국내 시장 규모도 같은기간 66만 6000대에서 25만대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삼성전자가 2015년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X500’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디카서 스마트폰용 카메라 집중…이미지센서 세계 1위 목표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5년 간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사람 눈에 버금가는 1억 화소급 제품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또 올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에는 100배 줌 카메라를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삼아, 이미지센서에서도 소니를 넘어 왕좌를 꿈꾸고 있습니다.스마트폰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14억~15억대가 매년 팔리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 스마트폰엔 여러대의 카메라가 탑재되고 이미지센서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또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도 이미지센서의 수요처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수량 기준)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10% 가량 성장해 이 기간 63억 5000만대에서 93억 5000만대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수요만 50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10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 카메라 이상의 성능을 가진 DSRL 등 전문가용 시장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1975년 코닥(Kodak)이 개발했지만 필름과 아날로그 카메라 등 기존 사업을 포기하지 못해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히고 말았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후발주자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새로운 시장인 스마트폰용 카메라로 발빠르게 전환해 성공을 거뒀습니다.이건희 회장은 “어떤 산업도 번영의 정점에 도달하면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운명을 피할수 없다”면서도 “기업은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장수 기업을 넘어 영속 기업으로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100주년이 되는 2069년에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남길 기원합니다.2015~2019년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과 한국 시장 판매량 추이. (자료=CIPA·단위=만대)
    양희동 기자 2020.05.23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20년 간 카메라 사업을 이어온 올림푸스가 다음달 말 국내 카메라 판매를 중단하고 철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올림푸스는 지난 2000년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국내에서 카메라 사업을 시작했고 일명 ‘똑딱이’라 불리던 디지털컴팩트카메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당시 원조 SNS인 ‘싸이월드’가 인기를 끌며 국내에 똑딱이 열풍이 불었고, 올림푸스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2003년 ‘마이 디지털 스토리’란 콘셉트로 감성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4년 연속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니콘, 소니, 캐논 등 카메라 ‘빅(BIG)3’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배우 전지현이 2003년 출연한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 방송 광고. (사진=광고 갈무리)◇‘NX시리즈’로 삼성 한 때 미러리스 2위…2015년 사업 중단올림푸스를 포함해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 열풍을 일으키면서 삼성도 2008년 본격적으로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은 그해 11월 6일 카메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인 ‘삼성디지털이미징㈜’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삼성디지털이미징은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인 ‘NX 시리즈’를 시장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또 이듬해인 2010년엔 삼성전자(005930)가 삼성디지털이미징을 4월 1일 자로 흡수 합병해 ‘디지털이미징사업부’로 정식 편입시켰습니다.당시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 편성을 통해 TV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 영상관련 제품 간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었습니다. 또 2012년까지 디지털카메라 매출을 5조원으로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1위에 올라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제시했습니다.이런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에는 카메라 마니아였던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카메라 사업 일류화’를 주문하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NX시리즈 라인업을 확장해나갔습니다. 그리고 한 때 소니에 이어 국내 시장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가 2011년부터 세계 1위에 오른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몰락시키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에 흡수해 ‘무선이미징사업팀’으로 격하했고, 2015년 출시한 ‘NX500’을 마지막으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또 2016년엔 카메라 연구 전담 조직까지 없애고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 조직으로 전면 재편했습니다.삼성전자의 NX시리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국내 시장에서 소니와 수위를 다퉜던 만큼 사업 철수 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존재는 우리 소비자들에겐 남다른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결국 삼성전자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은 철수 결정 5년 뒤인 올해 올림푸스의 카메라사업 철수가 방증한 셈이 됐습니다.일본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2015년 3539만 5000대에서 지난해 1521만 7000대로 ‘반 토막’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또 국내 시장 규모도 같은기간 66만 6000대에서 25만대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삼성전자가 2015년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X500’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디카서 스마트폰용 카메라 집중…이미지센서 세계 1위 목표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5년 간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사람 눈에 버금가는 1억 화소급 제품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또 올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에는 100배 줌 카메라를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삼아, 이미지센서에서도 소니를 넘어 왕좌를 꿈꾸고 있습니다.스마트폰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14억~15억대가 매년 팔리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 스마트폰엔 여러대의 카메라가 탑재되고 이미지센서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또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도 이미지센서의 수요처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수량 기준)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10% 가량 성장해 이 기간 63억 5000만대에서 93억 5000만대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수요만 50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10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 카메라 이상의 성능을 가진 DSRL 등 전문가용 시장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1975년 코닥(Kodak)이 개발했지만 필름과 아날로그 카메라 등 기존 사업을 포기하지 못해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히고 말았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후발주자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새로운 시장인 스마트폰용 카메라로 발빠르게 전환해 성공을 거뒀습니다.이건희 회장은 “어떤 산업도 번영의 정점에 도달하면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운명을 피할수 없다”면서도 “기업은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장수 기업을 넘어 영속 기업으로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100주년이 되는 2069년에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남길 기원합니다.2015~2019년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출하량과 한국 시장 판매량 추이. (자료=CIPA·단위=만대)
  • [양희동의 타임머신]삼성 3代..`경영`·`승계`에 관한 생각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앞으로 구상도 밝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이 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권 승계)에서 비롯 된 게 사실입니다”라며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그는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라며 4세 승계 불가 원칙을 직접 밝혔습니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38년 대구에서 문을 연 삼성상회(현 삼성물산(028260))를 모태로 한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3세 경영을 끝으로 자녀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공개 발언은 재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던졌습니다.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 이병철 선대회장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그의 자서전 ‘호암자전’에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고생스러운 기업경영의 일을 자손들한테까지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사업 탓으로 숱한 파란과 곡절을 겪으면서 갖은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고민의 이유를 적고 있습니다. 이어 “1950년 6·25동란 중 기업의 회생을 위해 겪었던 갖은 고생과 1960년 4·19 혁명 후 부정축재자로 낙인찍혔고 1961년 5·16으로 모든 경제인은 죄인시 되고 재산의 국가환수 조치가 있는 등 온갖 정치적 수난을 겪어야 했다”며 “이러한 험난한 과정을 끝까지 극복한 사람은 아직도 기업경영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했던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창업자인 이 선대회장에게도 사업은 녹록지 않는 길이었던 것입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1997년 출간한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21세기 미래 경영자가 갖춰야 할 조건을 △지혜 △혁신 △정보력 △국제 감각 등 네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이 회장은 “21세기형 경영자는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창조할 수 있어야한다”며 “변화에 대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내에 전파할 수 있는 철학자의 경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이 회장을 이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처음 경영자 수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상무보로 승진해 임원이 됐을 때부터입니다. 그 직전 해인 2000년, 이 부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나이는 32살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었습니다.이 부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나는 주주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다. 삼성은 지금까지도 계속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전문경영인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더이상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오너 경영이 없는 삼성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지 그 변화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양희동 기자 2020.05.0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앞으로 구상도 밝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이 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권 승계)에서 비롯 된 게 사실입니다”라며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그는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라며 4세 승계 불가 원칙을 직접 밝혔습니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38년 대구에서 문을 연 삼성상회(현 삼성물산(028260))를 모태로 한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3세 경영을 끝으로 자녀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공개 발언은 재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던졌습니다.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 이병철 선대회장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그의 자서전 ‘호암자전’에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고생스러운 기업경영의 일을 자손들한테까지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 않은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사업 탓으로 숱한 파란과 곡절을 겪으면서 갖은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고민의 이유를 적고 있습니다. 이어 “1950년 6·25동란 중 기업의 회생을 위해 겪었던 갖은 고생과 1960년 4·19 혁명 후 부정축재자로 낙인찍혔고 1961년 5·16으로 모든 경제인은 죄인시 되고 재산의 국가환수 조치가 있는 등 온갖 정치적 수난을 겪어야 했다”며 “이러한 험난한 과정을 끝까지 극복한 사람은 아직도 기업경영에 종사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했던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창업자인 이 선대회장에게도 사업은 녹록지 않는 길이었던 것입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1997년 출간한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21세기 미래 경영자가 갖춰야 할 조건을 △지혜 △혁신 △정보력 △국제 감각 등 네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이 회장은 “21세기형 경영자는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창조할 수 있어야한다”며 “변화에 대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내에 전파할 수 있는 철학자의 경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이 회장을 이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처음 경영자 수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상무보로 승진해 임원이 됐을 때부터입니다. 그 직전 해인 2000년, 이 부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의 나이는 32살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었습니다.이 부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나는 주주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다. 삼성은 지금까지도 계속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전문경영인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0년 5월,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더이상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오너 경영이 없는 삼성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지 그 변화를 지켜봐야겠습니다.
  • [양희동의 타임머신]`OLED와 LCD사이`…LG디스플레이의 영광과 고난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 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세계 1위 기업이던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1분기 36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체질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 1분기 중국 전역이 락다운(이동 제한)되며, 광저우 등 현지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 또는 지연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분기 매출도 2009년 이후 11년 만에 4조원 대로 주저앉아 전년동기 대비 20% 가량 급감했습니다. 영업손실은 기존 실적 컨세서스(3805억원)보다 소폭 축소됐지만 이는 매출(5조 1544억원)은 8% 이상 하회해 제품 판매 자체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됩니다.LG디스플레이는 위기 극복을 위해 2분기에 광저우 8.5세대 OLED팹의 양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수요 감소 리스크 대응을 위해 재고 축소 및 자원 투입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애초 6월과 7월로 예정됐던 ‘유로 2020’와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TV용 대형 패널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스마트폰 판매 급감 및 신제품 부재까지 겹쳐 2분기도 적자를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주가도 최근 10년 새 최저치인 1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LCD 세계 1위로 올라섰던 ‘위기 극복 항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에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09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2017년엔 영업이익이 2조 4616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LG디스플레이가 지금 겪고 있는 실적 악화는 업황 부진 및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OLED로의 사업 전환을 결정하며 이미 예견했던 부분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12월 코닥의 OLED 사업부문을 인수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며 근본적인 사업 전환을 10년 이상 추진해 왔습니다. 중국 BOE 등이 2018년 이후 LCD 분야에서 10.5세대 투자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OLED 투자에 집중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LCD에선 중국이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물량을 앞세운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며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 된 것입니다.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OLED 수요 확대 지연 및 생산 차질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란 점입니다. 앞서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광저우 팹 착공 및 건설에서도 시간을 지체했던 LG디스플레이는 또다시 코로나19 사태로 발목을 잡히는 불운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LCD에 집중 투자를 지속한 결과 단기적으로 대형 패널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 흐름은 말거나 굽히는 등 폼팩터(외형) 혁신이 가능한 OLED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TV용에 국한됐던 대형 패널도 차량용 전장(전자 장비) 부품 시장이 확대되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관련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또 LG전자(066570)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와의 협업도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2017년 자신의 마지막 신년사에서 “주력 사업은 사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객이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한다”며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OLED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우리 국민의 인정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합니다.LG디스플레이의 2009년 이후 연도별 실적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양희동 기자 2020.04.25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 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세계 1위 기업이던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1분기 36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체질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 1분기 중국 전역이 락다운(이동 제한)되며, 광저우 등 현지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 또는 지연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분기 매출도 2009년 이후 11년 만에 4조원 대로 주저앉아 전년동기 대비 20% 가량 급감했습니다. 영업손실은 기존 실적 컨세서스(3805억원)보다 소폭 축소됐지만 이는 매출(5조 1544억원)은 8% 이상 하회해 제품 판매 자체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됩니다.LG디스플레이는 위기 극복을 위해 2분기에 광저우 8.5세대 OLED팹의 양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수요 감소 리스크 대응을 위해 재고 축소 및 자원 투입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애초 6월과 7월로 예정됐던 ‘유로 2020’와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TV용 대형 패널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스마트폰 판매 급감 및 신제품 부재까지 겹쳐 2분기도 적자를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주가도 최근 10년 새 최저치인 1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LCD 세계 1위로 올라섰던 ‘위기 극복 항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에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09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2017년엔 영업이익이 2조 4616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LG디스플레이가 지금 겪고 있는 실적 악화는 업황 부진 및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OLED로의 사업 전환을 결정하며 이미 예견했던 부분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12월 코닥의 OLED 사업부문을 인수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며 근본적인 사업 전환을 10년 이상 추진해 왔습니다. 중국 BOE 등이 2018년 이후 LCD 분야에서 10.5세대 투자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OLED 투자에 집중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LCD에선 중국이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물량을 앞세운 저가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며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 된 것입니다.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OLED 수요 확대 지연 및 생산 차질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란 점입니다. 앞서 미·중 무역 분쟁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광저우 팹 착공 및 건설에서도 시간을 지체했던 LG디스플레이는 또다시 코로나19 사태로 발목을 잡히는 불운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LCD에 집중 투자를 지속한 결과 단기적으로 대형 패널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 흐름은 말거나 굽히는 등 폼팩터(외형) 혁신이 가능한 OLED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TV용에 국한됐던 대형 패널도 차량용 전장(전자 장비) 부품 시장이 확대되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관련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또 LG전자(066570)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와의 협업도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은 2017년 자신의 마지막 신년사에서 “주력 사업은 사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객이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한다”며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OLED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우리 국민의 인정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합니다.LG디스플레이의 2009년 이후 연도별 실적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 [양희동의 타임머신]반도체 미래 `EUV`…과거·현재 그리고 과제
    삼성전자가 올 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EUV 전용 ‘V1 라인’.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200만명을 넘기며 실업자 급증과 경기 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는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 확대 등 언텍트(untact·비대면) 산업의 성장 기대감으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로 인한 4차 산업 혁명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반도체 산업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초(超)격차 기술이 극자외선(EUV)입니다. EUV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빛으로 광원의 파장 길이가 ‘13.5 나노미터’(nm·10억분의 1m)에 불과합니다. 기존 공정 기술인 불화아르곤(ArF·193㎚) 광원보다 길이가 ‘10분의 1’미만이라 더 세밀한 노광(반도체 웨이퍼 위에 패턴을 새기는 작업)이 가능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10나노 미만의 초미세공정이 가능해, 더 작지만 고성능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EUV 반도체 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2곳 뿐입니다.EUV가 처음 개발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1981년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와 스탠퍼드대에서 장(長)파장 엑스(X)선을 반사 원리를 이용한 연구결과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듬해 일본 NTT의 기노시타 박사가 이를 이용한 축소투영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EUV의 응용가능성이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공식적인 차세대 노광기술로서 미국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기초연구가 시작됐고, 본격적인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경쟁과 협력이 이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한양대에서 이뤄진 소규모 개인연구사업이 EUV의 시초였습니다.이처럼 EUV의 시작과 발전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주도했지만 우리나라는 20년 가까이 뒤늦게 출발하고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실제 양산에 성공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에 들어설 ‘EUV 전용라인’에서 D램 양산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EUV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관련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EUV 노광기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2010년부터 시험 생산용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2012년에 ASML 지분 3%(현재 1.5%)를 인수하고, 핵심 설비 파트너로서 협력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삼성은 지난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던 EUV용 포토레지스트(PR·감광액)도 미국 ‘인프리아’라는 반도체 소재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2014년 인텔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과 공동으로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인프리아에 470만 달러(약 5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삼성벤처투자는 또 2017년 2350만 달러를 펀드 형태로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했습니다. 현재 삼성벤처투자는 인프리아의 주요 투자자로서 이사회(전체 11명)에도 1명의 이사를 두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20일 삼성벤처투자와 인텔캐피털, SK하이닉스, TSMC 등이 공동으로 3100만 달러(약 38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진행, 생산규모 확장과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EUV 기술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네덜란드와 일본, 미국 등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른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입니다.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 ASML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노광기를 빼더라도 EUV용 PR과 포토마스크, 펠리클 등 핵심 소재·부품과 이들의 검사 장비 등의 국산화는 시급한 과제입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방역과 우수한 진단키트 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UV 분야에서도 양산 기술은 물론 소·부·장 분야까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양희동 기자 2020.04.18
    삼성전자가 올 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EUV 전용 ‘V1 라인’.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200만명을 넘기며 실업자 급증과 경기 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는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 확대 등 언텍트(untact·비대면) 산업의 성장 기대감으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로 인한 4차 산업 혁명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반도체 산업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초(超)격차 기술이 극자외선(EUV)입니다. EUV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빛으로 광원의 파장 길이가 ‘13.5 나노미터’(nm·10억분의 1m)에 불과합니다. 기존 공정 기술인 불화아르곤(ArF·193㎚) 광원보다 길이가 ‘10분의 1’미만이라 더 세밀한 노광(반도체 웨이퍼 위에 패턴을 새기는 작업)이 가능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10나노 미만의 초미세공정이 가능해, 더 작지만 고성능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EUV 반도체 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2곳 뿐입니다.EUV가 처음 개발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1981년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와 스탠퍼드대에서 장(長)파장 엑스(X)선을 반사 원리를 이용한 연구결과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듬해 일본 NTT의 기노시타 박사가 이를 이용한 축소투영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EUV의 응용가능성이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공식적인 차세대 노광기술로서 미국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기초연구가 시작됐고, 본격적인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경쟁과 협력이 이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1998년 한양대에서 이뤄진 소규모 개인연구사업이 EUV의 시초였습니다.이처럼 EUV의 시작과 발전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주도했지만 우리나라는 20년 가까이 뒤늦게 출발하고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실제 양산에 성공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에 들어설 ‘EUV 전용라인’에서 D램 양산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EUV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관련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EUV 노광기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2010년부터 시험 생산용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2012년에 ASML 지분 3%(현재 1.5%)를 인수하고, 핵심 설비 파트너로서 협력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삼성은 지난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던 EUV용 포토레지스트(PR·감광액)도 미국 ‘인프리아’라는 반도체 소재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2014년 인텔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과 공동으로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인프리아에 470만 달러(약 55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삼성벤처투자는 또 2017년 2350만 달러를 펀드 형태로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했습니다. 현재 삼성벤처투자는 인프리아의 주요 투자자로서 이사회(전체 11명)에도 1명의 이사를 두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20일 삼성벤처투자와 인텔캐피털, SK하이닉스, TSMC 등이 공동으로 3100만 달러(약 38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진행, 생산규모 확장과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하지만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EUV 기술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네덜란드와 일본, 미국 등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른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입니다.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 ASML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노광기를 빼더라도 EUV용 PR과 포토마스크, 펠리클 등 핵심 소재·부품과 이들의 검사 장비 등의 국산화는 시급한 과제입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방역과 우수한 진단키트 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UV 분야에서도 양산 기술은 물론 소·부·장 분야까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 [양희동의 타임머신]11년만 `팬데믹`…신종플루 때 삼성전자는?
    2009년 한해 분기별 메모리 현물가격 동향.[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이후 11년 만에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대유행)을 선언했습니다. 팬데믹 선언 직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증시는 하루 10% 가까이 폭락하며,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4만 9950원으로 5만원 선이 무너지며 올 들어 고점(6만 2800원·1월 20일 종가) 대비 20.5%나 급락했습니다.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한국 등 아시아를 거쳐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며,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고 미국은 유럽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 등 국가 간 무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시간을 11년 거슬러 올라가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 등 유명인을 비롯해 신종플루 확진자가 75만명에 달했고 사망자도 263명으로 현재까지 나온 코로나19 사망자(67명·13일 0시 기준)보다 4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2008년 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가 한꺼번에 겹치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0.8%에 그쳤습니다.삼성전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으며 2008년 4분기 9400억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 이후 유일한 분기 적자입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2008년 4분기(6900억원)와 2009년 1분기(6700억원) 등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2009년 2분기의 경우 반도체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전사 영업이익도 2조 5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5%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또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을 ‘심각’ 단계로 격상한 그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조 7000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습니다. 반도체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도 2009년 한해 D램은 209%, 낸드플래시는 101% 상승했습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도 2008년 30.1%에서 2009년엔 34%로 3.9%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이런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아이폰 출시 이후 늘어난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수요 증가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2008년 1억 9600만대에서 2009년 2억 2700만대로 15.8% 증가했습니다.그 결과 삼성전자의 2009년 한해 실적은 매출 138조 9937억원, 영업이익 11조 5777억원 등으로 전년(매출 121조 2943억원·영업이익 6조 319억원) 대비 각각 14.6%, 91.9% 증가했습니다.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로 인한 팬데믹이 겹친 한해였지만 2009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메모리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올해도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와 폴더블폰 등 스마트폰의 폼팩터(외형) 혁신,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이 예고돼 있습니다. 비록 신종플루는 ‘타미플루’란 치료약이 존재해 코로나19와 직접 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11년 전 팬데믹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우리나라가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분명 위기를 극복할 것입니다.2008년과 2009년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자료=삼성전자)
    양희동 기자 2020.03.14
    2009년 한해 분기별 메모리 현물가격 동향.[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이후 11년 만에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대유행)을 선언했습니다. 팬데믹 선언 직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증시는 하루 10% 가까이 폭락하며,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4만 9950원으로 5만원 선이 무너지며 올 들어 고점(6만 2800원·1월 20일 종가) 대비 20.5%나 급락했습니다.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한국 등 아시아를 거쳐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며,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고 미국은 유럽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 등 국가 간 무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시간을 11년 거슬러 올라가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 등 유명인을 비롯해 신종플루 확진자가 75만명에 달했고 사망자도 263명으로 현재까지 나온 코로나19 사망자(67명·13일 0시 기준)보다 4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2008년 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가 한꺼번에 겹치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0.8%에 그쳤습니다.삼성전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으며 2008년 4분기 9400억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 이후 유일한 분기 적자입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2008년 4분기(6900억원)와 2009년 1분기(6700억원) 등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2009년 2분기의 경우 반도체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전사 영업이익도 2조 5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5%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또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을 ‘심각’ 단계로 격상한 그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조 7000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습니다. 반도체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도 2009년 한해 D램은 209%, 낸드플래시는 101% 상승했습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도 2008년 30.1%에서 2009년엔 34%로 3.9%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이런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아이폰 출시 이후 늘어난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수요 증가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2008년 1억 9600만대에서 2009년 2억 2700만대로 15.8% 증가했습니다.그 결과 삼성전자의 2009년 한해 실적은 매출 138조 9937억원, 영업이익 11조 5777억원 등으로 전년(매출 121조 2943억원·영업이익 6조 319억원) 대비 각각 14.6%, 91.9% 증가했습니다.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로 인한 팬데믹이 겹친 한해였지만 2009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메모리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올해도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와 폴더블폰 등 스마트폰의 폼팩터(외형) 혁신,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이 예고돼 있습니다. 비록 신종플루는 ‘타미플루’란 치료약이 존재해 코로나19와 직접 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11년 전 팬데믹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우리나라가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분명 위기를 극복할 것입니다.2008년과 2009년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자료=삼성전자)
  • [양희동의 타임머신]D램 가격 "영원한 하락도 상승도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며 확산세가 꺾일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 전 영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 2000선이 무너지며 3.3% 하락한 1987.01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수출 주력 제품은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업황 회복과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올 들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29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달 대비 1.4% 올랐습니다. 지난 1월에도 전달 대비 1.07% 올라 D램 값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말 처음 발병한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등 북미까지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향후 가격 흐름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최근 5년 간 글로벌 경기와 메모리 수급 상황, 반도체 업황 등에 영향을 받으며 등락을 반복해 왔습니다.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전엔 약 1년 6개월 가량 가격이 급락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D램 고정거래가격 기준 제품이었던 DDR3 4Gb 값은 2015년 1월 3.59달러에서 2016년 5월 1.25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이로인해 2016년 여름만 하더라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하지만 DDR4 8Gb로 고정거래가격 기준을 바꾼 2016년 6월 2.94달러였던 D램 값은 다음해 1월엔 두 배 가까이 치솟은 5.6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2018년 4월 8.19달러로 최고치에 달하는 등 28개월 동안 한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해 10월 10% 이상 급락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1년 가량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며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결국 최근 5년 D램 시장은 가격의 하락과 상승, 다시 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소폭의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과거의 가격 흐름을 볼때 올 1~2월은 가격 상승의 초입 수준으로 2016년 7~8월과 비슷한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올해 전 세계적인 5세대 이동통신(5G)의 본격 상용화로 데이터센터용 서버D램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습니다.업계에선 향후 D램 가격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2002년 유행했던 사스(SARS-CoV·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은 약 8개월 간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또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발병했던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는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7개월여만인 그해 12월 종식이 선언됐습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도 결국은 끝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종식을 더 앞당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양희동 기자 2020.02.29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며 확산세가 꺾일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 전 영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 2000선이 무너지며 3.3% 하락한 1987.01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수출 주력 제품은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업황 회복과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올 들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29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달 대비 1.4% 올랐습니다. 지난 1월에도 전달 대비 1.07% 올라 D램 값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말 처음 발병한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등 북미까지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향후 가격 흐름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최근 5년 간 글로벌 경기와 메모리 수급 상황, 반도체 업황 등에 영향을 받으며 등락을 반복해 왔습니다.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전엔 약 1년 6개월 가량 가격이 급락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D램 고정거래가격 기준 제품이었던 DDR3 4Gb 값은 2015년 1월 3.59달러에서 2016년 5월 1.25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이로인해 2016년 여름만 하더라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하지만 DDR4 8Gb로 고정거래가격 기준을 바꾼 2016년 6월 2.94달러였던 D램 값은 다음해 1월엔 두 배 가까이 치솟은 5.6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2018년 4월 8.19달러로 최고치에 달하는 등 28개월 동안 한번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해 10월 10% 이상 급락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1년 가량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며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결국 최근 5년 D램 시장은 가격의 하락과 상승, 다시 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소폭의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과거의 가격 흐름을 볼때 올 1~2월은 가격 상승의 초입 수준으로 2016년 7~8월과 비슷한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올해 전 세계적인 5세대 이동통신(5G)의 본격 상용화로 데이터센터용 서버D램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습니다.업계에선 향후 D램 가격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2002년 유행했던 사스(SARS-CoV·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은 약 8개월 간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또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발병했던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는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7개월여만인 그해 12월 종식이 선언됐습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도 결국은 끝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종식을 더 앞당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양희동의 타임머신]삼성전자 주주들..10년간 배당 얼마받았나
    2010년 이후 10년 간 삼성전자의 1주당 배당금(액면분할 기준 환산) 추이. (자료=한국CXO연구소 및 삼성전자·단위=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연 최고 5.01%의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인 ‘하나 더 적금’을 출시했습니다. 하나은행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판매한 이 적금은 수 만명이 일시에 가입하려고 몰리면서 모바일앱 접속이 폭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25%에 불과한 저금리 시대에 그 4배에 달하는 5% 금리를 준다고 하니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려든 것입니다.하지만 이 상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30만원 이하로 제한돼 있습니다. 최고 5.01%의 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1년제 상품이라 30만원씩 납입할 경우 최종 세후 이자는 8만 6000원선에 불과합니다. 납입금 총액 대비 연 이자율은 2.4% 정도입니다.만약 최근 1년간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매달 30만원씩 주식을 샀다면 배당수익(약 2.7%)을 빼고도 수익률은 지난 7일 종가(6만 400원) 기준 16.5%에 달합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우선주와 보통주 모두 1주당 4만~6만원 선으로 일반인이 사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하나은행 특판 적금과 비교해 훨씬 좋은 선택 일 수도 있는 셈입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고배당 정책을 취하고 있어, 기업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우리 국민이 나눠 가질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도 합니다.◇2010년 이후 배당금 지속 상승…배당성향도 10%서 44%로↑삼성전자는 다음달 18일을 전후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배당을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총에선 처음으로 전자투표제가 도입돼 주주권 행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2018년 액면 분할 이후 소액주주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주총에서 1000명 이상이 몰려, 불만이 터져나온데 따른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주총 이후엔 2018년 이후 3년간 유지되고 있는 배당 정책도 일부 변화가 예상되지만, 고배당 성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시간을 되돌려 10년 전인 2010년 삼성전자의 배당금을 살펴보면 당시엔 배당을 기대하고 투자하기엔 수익률이 너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70만~80만원(액면분할시 1만 4000원~1만 6000원) 수준이었고 배당금은 1만원으로 배당수익률은 연 1.3% 선에 불과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당시 기준금리도 2%대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정기예금 1년 금리가 3~4% 수준이었기 때문에 삼성전자 배당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입니다.2011년엔 LCD(액정표시장치)사업 부진으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주가가 67만 2000원(액분 1만 3440원)까지 떨어져 최근 10년 간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그해 배당도 5500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 사업이 세계 1위로 올라서며 2012년 8000원→2013년 1만 4300원→2014년 2만원→2015년 2만원→2016년 2만 7500원 등으로 배당은 계속 높아졌습니다.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접어든 2017년엔 4만 2500원으로 껑충 뛰었고, 2018년과 지난해는 배당금이 1416원으로 액분 전으로 환산하면 7만 800원에 달합니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했는지를 보여주는 ‘배당성향’도 2014년부터는 10% 이상을 유지해왔고, 2018년엔 21.9%, 지난해엔 44.2%까지 높아졌습니다.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국민기업 삼성전자 배당금…외국인 몫 60% 달해하지만 국민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대부분 외국인 주주들의 지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지분의 절반이 넘는 약 57%를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총 배당금 9조 6192억원 중 외국인 주주들 몫은 5조 4800억원에 달합니다. 반면 약 70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지분 비중은 3% 선에 불과합니다.최근 몇년간 투자 수요가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다락같이 치솟았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시가 총액은 1200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울 아파트값에 몰린 돈의 10%만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된다면, 국내 투자자의 지분율은 전체 ‘3분의 1’로 올라갑니다. 그러면 삼성전자가 주주에게 주는 배당금 중 약 3조 2000억원이 우리 국민의 몫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양희동 기자 2020.02.08
    2010년 이후 10년 간 삼성전자의 1주당 배당금(액면분할 기준 환산) 추이. (자료=한국CXO연구소 및 삼성전자·단위=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얼마 전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연 최고 5.01%의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인 ‘하나 더 적금’을 출시했습니다. 하나은행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판매한 이 적금은 수 만명이 일시에 가입하려고 몰리면서 모바일앱 접속이 폭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25%에 불과한 저금리 시대에 그 4배에 달하는 5% 금리를 준다고 하니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려든 것입니다.하지만 이 상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30만원 이하로 제한돼 있습니다. 최고 5.01%의 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1년제 상품이라 30만원씩 납입할 경우 최종 세후 이자는 8만 6000원선에 불과합니다. 납입금 총액 대비 연 이자율은 2.4% 정도입니다.만약 최근 1년간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매달 30만원씩 주식을 샀다면 배당수익(약 2.7%)을 빼고도 수익률은 지난 7일 종가(6만 400원) 기준 16.5%에 달합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우선주와 보통주 모두 1주당 4만~6만원 선으로 일반인이 사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하나은행 특판 적금과 비교해 훨씬 좋은 선택 일 수도 있는 셈입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고배당 정책을 취하고 있어, 기업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우리 국민이 나눠 가질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도 합니다.◇2010년 이후 배당금 지속 상승…배당성향도 10%서 44%로↑삼성전자는 다음달 18일을 전후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배당을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총에선 처음으로 전자투표제가 도입돼 주주권 행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2018년 액면 분할 이후 소액주주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주총에서 1000명 이상이 몰려, 불만이 터져나온데 따른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주총 이후엔 2018년 이후 3년간 유지되고 있는 배당 정책도 일부 변화가 예상되지만, 고배당 성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시간을 되돌려 10년 전인 2010년 삼성전자의 배당금을 살펴보면 당시엔 배당을 기대하고 투자하기엔 수익률이 너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70만~80만원(액면분할시 1만 4000원~1만 6000원) 수준이었고 배당금은 1만원으로 배당수익률은 연 1.3% 선에 불과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당시 기준금리도 2%대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정기예금 1년 금리가 3~4% 수준이었기 때문에 삼성전자 배당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입니다.2011년엔 LCD(액정표시장치)사업 부진으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주가가 67만 2000원(액분 1만 3440원)까지 떨어져 최근 10년 간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그해 배당도 5500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 사업이 세계 1위로 올라서며 2012년 8000원→2013년 1만 4300원→2014년 2만원→2015년 2만원→2016년 2만 7500원 등으로 배당은 계속 높아졌습니다.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접어든 2017년엔 4만 2500원으로 껑충 뛰었고, 2018년과 지난해는 배당금이 1416원으로 액분 전으로 환산하면 7만 800원에 달합니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했는지를 보여주는 ‘배당성향’도 2014년부터는 10% 이상을 유지해왔고, 2018년엔 21.9%, 지난해엔 44.2%까지 높아졌습니다.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국민기업 삼성전자 배당금…외국인 몫 60% 달해하지만 국민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대부분 외국인 주주들의 지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지분의 절반이 넘는 약 57%를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총 배당금 9조 6192억원 중 외국인 주주들 몫은 5조 4800억원에 달합니다. 반면 약 70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지분 비중은 3% 선에 불과합니다.최근 몇년간 투자 수요가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다락같이 치솟았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시가 총액은 1200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만약 서울 아파트값에 몰린 돈의 10%만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된다면, 국내 투자자의 지분율은 전체 ‘3분의 1’로 올라갑니다. 그러면 삼성전자가 주주에게 주는 배당금 중 약 3조 2000억원이 우리 국민의 몫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양희동의 타임머신]이재용 부회장, 설 명절엔 어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추석 연휴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현장에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설과 추석 등 우리 고유의 명절에는 온 국민이 귀성길에 오르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집니다. 각 기업에서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고향을 찾아 가족·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주요 기업 총수들은 이 시기 사업 현장을 찾아 명절에도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신사업을 구상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명절 때마다 현장 경영을 이어와 이번 설엔 어디를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명절에 방문한 곳이나 만난 인물은 향후 삼성그룹의 사업 방향과 맥이 닿아있기 때문입니다.이 부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삼성물산(028260)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명절에 해외 건설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목적과 함께 중동에서의 추가 수주를 염두에 둔 행보였습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으로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전 국왕의 왕명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과 FCC(스페인), Alstom(프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고 있습니다.이 부회장의 방문 직후 삼성그룹은 그해 10월 사우디 사막 한복판에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을 짓는 복합단지 개발 사업인 ‘키디야(Qiddiya)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인프라 건설에만 9조원을 투입하는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총 7000억달러(약 816조원)를 들여 추진하는 국가 경제 개조 사업 ‘비전 2030’의 일환입니다. 삼성물산은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조원 대 스포츠 콤플렉스 건설 작업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이런 이 부회장의 명절 해외 현장 경영은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해 설 연휴에 그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이동통신사 등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 시스템통합업체 시스코 등과 향후 10년간 포괄적 특허 공유 계약을 맺으며 특허 분쟁의 소지를 없앴습니다.이 부회장은 2016년 설 연휴에도 미국을 찾아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그해 추석엔 인도로 출장을 떠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접견하고 인도시장 확대를 모색했고 이후 뉴델리 인근 노이다 휴대전화 공장 건설로 이어졌습니다.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7~2018년엔 명절 경영 행보에 나서지 못했던 이 부회장은 2018년 추석 연휴 직전인 그해 9월 18~20일엔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경제인으로 동행한 이 부회장은 평양에서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만나는 등 별도 일정도 가졌습니다.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업황이 악화됐던 지난해 설 연휴엔 이 부회장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돌아보고 현지 반도체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이 부회장의 이번 설 명절에도 해외 출장을 떠난다면 올 들어 새해 첫 경영 행보가 될 전망입니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될 2020년 이 부회장의 첫 행선지를 통해 올 한해 삼성그룹이 추진할 신사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재용 부회장 연도별 설·추석 명절 기간 해외 출장-2014년 설 : 미국 출장 (미국 이동통신사 미팅)-2016년 설 : 미국 출장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미팅)-2016년 추석 : 인도 출장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접견)-2019년 설 : 중국 출장 (중국 반도체 사업 점검)-2019년 추석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트로 프로젝트 점검)
    양희동 기자 2020.01.2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추석 연휴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현장에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설과 추석 등 우리 고유의 명절에는 온 국민이 귀성길에 오르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집니다. 각 기업에서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고향을 찾아 가족·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주요 기업 총수들은 이 시기 사업 현장을 찾아 명절에도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신사업을 구상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명절 때마다 현장 경영을 이어와 이번 설엔 어디를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명절에 방문한 곳이나 만난 인물은 향후 삼성그룹의 사업 방향과 맥이 닿아있기 때문입니다.이 부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삼성물산(028260)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명절에 해외 건설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목적과 함께 중동에서의 추가 수주를 염두에 둔 행보였습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으로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전 국왕의 왕명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과 FCC(스페인), Alstom(프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고 있습니다.이 부회장의 방문 직후 삼성그룹은 그해 10월 사우디 사막 한복판에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을 짓는 복합단지 개발 사업인 ‘키디야(Qiddiya)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 인프라 건설에만 9조원을 투입하는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총 7000억달러(약 816조원)를 들여 추진하는 국가 경제 개조 사업 ‘비전 2030’의 일환입니다. 삼성물산은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조원 대 스포츠 콤플렉스 건설 작업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이런 이 부회장의 명절 해외 현장 경영은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해 설 연휴에 그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이동통신사 등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시기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 시스템통합업체 시스코 등과 향후 10년간 포괄적 특허 공유 계약을 맺으며 특허 분쟁의 소지를 없앴습니다.이 부회장은 2016년 설 연휴에도 미국을 찾아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그해 추석엔 인도로 출장을 떠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접견하고 인도시장 확대를 모색했고 이후 뉴델리 인근 노이다 휴대전화 공장 건설로 이어졌습니다.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7~2018년엔 명절 경영 행보에 나서지 못했던 이 부회장은 2018년 추석 연휴 직전인 그해 9월 18~20일엔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경제인으로 동행한 이 부회장은 평양에서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만나는 등 별도 일정도 가졌습니다.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업황이 악화됐던 지난해 설 연휴엔 이 부회장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돌아보고 현지 반도체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이 부회장의 이번 설 명절에도 해외 출장을 떠난다면 올 들어 새해 첫 경영 행보가 될 전망입니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될 2020년 이 부회장의 첫 행선지를 통해 올 한해 삼성그룹이 추진할 신사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재용 부회장 연도별 설·추석 명절 기간 해외 출장-2014년 설 : 미국 출장 (미국 이동통신사 미팅)-2016년 설 : 미국 출장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미팅)-2016년 추석 : 인도 출장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접견)-2019년 설 : 중국 출장 (중국 반도체 사업 점검)-2019년 추석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메트로 프로젝트 점검)
  • [양희동의 타임머신]53년 역사 美 CES 빛낸 혁신 제품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삼성전자 프로모터가 관람객들에게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한 해 전자업계의 화두를 제시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입니다. 2월과 9월에 각각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Mobile World Congress), 독일 베를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히지만, 가전 중심인 IFA나 모바일에 치우친 MWC 등과 달리 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영향력과 규모 면에서 단연 세계 최대를 자랑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벤츠나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참여해 그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전자 회사 뿐 아니라 현대차(005380)와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000660) 등도 대거 혁신 제품을 선보였습니다.지난 7~10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도 160여 개 국가에서 약 4500개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그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차세대 AI 프로젝트 ‘네온(NEON)’을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네온은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한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으로 인간을 꼭닮은 아바타 형태입니다. 딥러닝(스스로 학습하는 AI) 기반으로 인간처럼 행동하고 감정과 지능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입니다. 또 네온은 현재까지 나온 수많은 AI 서비스들과 달리 ‘헤어 네온’처럼 정해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사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특징을 스스로 배우며 진화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동그란 공 모양의 지능형 로봇인 ‘볼리(Ballie)’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LG전자도 식물재배기와 롤러블 TV 등 다양한 혁신 제품을 공개해 주목받았습니다. 또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으로 이번 CES에서 제시해 관심을 불러모았습니다.1967년 시작돼 올해 53회째를 맞은 ‘CES 2020’는 긴 역사만큼이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 제품들을 선보인 무대였습니다.제 1회 CES에서는 휴대용 라디오가 공개됐고 1970년엔 필립스가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CR)인 ‘N1500’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정용 비디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 1974년엔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가 1981년엔 캠코더와 CD플레이어 등이 CES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96년에 전시된 DVD플레이어를 포함해 이들 제품 모두 영상 시대를 연 혁신 제품들로 평가됩니다.컴퓨터와 모바일의 역사에서도 CES는 빠질 수 없습니다.‘코모도어64’ 컴퓨터. (사진=넥슨컴퓨터박물관)1982년 CES에서 전시된 ‘코모도어64’ 컴퓨터는 애플과 IBM 이전에 컴퓨터시장을 석권한 제품입니다. 8비트 가정용 컴퓨터인 이 제품은 그해 출시 이후 1986년까지 PC시장 점유율 40%를 넘었습니다. 595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1994년 단종될 때까지 총 1700만대가 팔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개인용 컴퓨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태블릿(2010년)과 스마트워치(2012년) 등도 CES에서 첫선을 보인 제품들입니다.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TV도 CES의 주요 전시품 중 하나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전송 방식이 아닌 고화질 HD TV(1998년)을 비롯해 2008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2009년 3D TV, 2011년 스마트 TV, 2018년 롤러블 TV 등이 모두 CES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물류 및 군사용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쓰이고 있는 소형비행체 ‘드론’도 2010년 CES에서 공개됐고 이후엔 CES 전시장의 한 섹션 전체가 드론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인 ‘테트리스’도 1988년 CES에서 역사가 시작됐습니다.경자년 새해에도 CES 2020에서 혁신 기술을 뽐냈던 우리 기업들이 세계 IT·전자업계를 석권하길 기원합니다.
    양희동 기자 2020.01.11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삼성전자 프로모터가 관람객들에게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한 해 전자업계의 화두를 제시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입니다. 2월과 9월에 각각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Mobile World Congress), 독일 베를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히지만, 가전 중심인 IFA나 모바일에 치우친 MWC 등과 달리 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영향력과 규모 면에서 단연 세계 최대를 자랑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벤츠나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참여해 그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전자 회사 뿐 아니라 현대차(005380)와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000660) 등도 대거 혁신 제품을 선보였습니다.지난 7~10일(현지시간)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도 160여 개 국가에서 약 4500개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그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차세대 AI 프로젝트 ‘네온(NEON)’을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네온은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한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으로 인간을 꼭닮은 아바타 형태입니다. 딥러닝(스스로 학습하는 AI) 기반으로 인간처럼 행동하고 감정과 지능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입니다. 또 네온은 현재까지 나온 수많은 AI 서비스들과 달리 ‘헤어 네온’처럼 정해진 이름으로 부르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사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특징을 스스로 배우며 진화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 동그란 공 모양의 지능형 로봇인 ‘볼리(Ballie)’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LG전자도 식물재배기와 롤러블 TV 등 다양한 혁신 제품을 공개해 주목받았습니다. 또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으로 이번 CES에서 제시해 관심을 불러모았습니다.1967년 시작돼 올해 53회째를 맞은 ‘CES 2020’는 긴 역사만큼이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 제품들을 선보인 무대였습니다.제 1회 CES에서는 휴대용 라디오가 공개됐고 1970년엔 필립스가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CR)인 ‘N1500’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정용 비디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 1974년엔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가 1981년엔 캠코더와 CD플레이어 등이 CES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96년에 전시된 DVD플레이어를 포함해 이들 제품 모두 영상 시대를 연 혁신 제품들로 평가됩니다.컴퓨터와 모바일의 역사에서도 CES는 빠질 수 없습니다.‘코모도어64’ 컴퓨터. (사진=넥슨컴퓨터박물관)1982년 CES에서 전시된 ‘코모도어64’ 컴퓨터는 애플과 IBM 이전에 컴퓨터시장을 석권한 제품입니다. 8비트 가정용 컴퓨터인 이 제품은 그해 출시 이후 1986년까지 PC시장 점유율 40%를 넘었습니다. 595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1994년 단종될 때까지 총 1700만대가 팔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개인용 컴퓨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태블릿(2010년)과 스마트워치(2012년) 등도 CES에서 첫선을 보인 제품들입니다.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TV도 CES의 주요 전시품 중 하나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전송 방식이 아닌 고화질 HD TV(1998년)을 비롯해 2008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2009년 3D TV, 2011년 스마트 TV, 2018년 롤러블 TV 등이 모두 CES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물류 및 군사용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쓰이고 있는 소형비행체 ‘드론’도 2010년 CES에서 공개됐고 이후엔 CES 전시장의 한 섹션 전체가 드론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인 ‘테트리스’도 1988년 CES에서 역사가 시작됐습니다.경자년 새해에도 CES 2020에서 혁신 기술을 뽐냈던 우리 기업들이 세계 IT·전자업계를 석권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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